강원도여행,

제7경 삼척 죽서루

오우정 2010. 2. 19. 13:21
제7경  삼척 죽서루

“진주관(眞珠館) 죽서루(竹西樓) 오십천 나린 물이 태백산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죽서루를 이렇게 노래했다. 여기서 진주는 삼척의 옛 이름이고 진주관은 삼척의 객관이다. 죽서루는 진주관에 딸린 부속건물이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이 죽서루 주변으로 관아가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임무를 띤 관리나 유람하는 시인묵객들은 이곳에 들러 시를 짓고 흥취에 빠져들곤 했다.


고려시대 처음 건립돼 조선 태종 때 재건된 2층 누각인 죽서루(보물 제213호)는 누각 동쪽 대나무 숲에 죽장사(竹欌寺)가 있어 죽서루라 불렸다 하고, 또 명기 죽죽선녀(竹竹仙女)의 집 서쪽에 있어 유래한 이름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얼마나 이름이 높았나 하면, 고려 때 이승휴(李承休·1224~1300년)는 “이 고을은 높은 누각 때문에 매우 유명해졌구나” 하고 노래했고, 조선시대에는 삼척부사 허목(許穆·1595~1682년)이 “관동팔경 중에 죽서루가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죽서루는 동해안 팔경에서도 두 개의 계곡형 명소를 뺀다면 강가에 있는 유일한 명소다. 또한 영동지방에 누정은 셀 수 없이 많아도 나라에서 보물로 지정한 것은 삼척 죽서루와 강릉 경포대 근처의 해운정 두 곳뿐이다.


▲ 죽서루 위층 내부. 누각에 앉아 대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옛 시인의 흥취가 부럽지 않다.

이렇게 명성을 드날렸던, 오십 굽이나 휘돌아 감으며 흘러간다는 오십천 물가 층암절벽 위에 지은 죽서루에 오르면 멀리 병풍처럼 펼쳐진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두 눈에 든다. 고려 때는 김극기를 비롯해 이승휴·안축 등이 흔적을 남겼고, 조선시대에는 이이·양사언·정철 등 내로라하는 당대 명사들이 이곳에서 남긴 시가 수백 편에 이른다. 물론 이제 세월이 변해 죽서루에 올라 시 읊는 나그네도 드물고, 진주관에서 버선발로 뛰어나오며 객을 맞아주는 아리따운 삼척 명기들의 웃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2층 누각에 앉아 20개의 기둥 사이로 불어오는 댓잎 바람을 즐기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죽서루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는 오십천 건너편 강 언덕. 죽서루를 벗어나 엑스포타운으로 접근하면서 오십천 물가에서 한 번 죽서루를 올려다보는 일을 잊지 말자. 관동팔경을 화폭에 담은 겸재 정선도 여기에서 죽서루를 감상했다. 오십천 죽서루 근처에는 은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낚싯대를 준비했다가 수박향 은은한 은어 잡이에 한번 도전해보자.

죽서루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혀온 삼척 죽서루(竹西樓·보물 제213호)는 오십천 절벽 위에 세워진 조선 전기의 누각이다. 언제 처음 세워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266년(고려 원종 7년)에 이승휴가 시를 지었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이미 창건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래층은 17개의 기둥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 9개는 자연석, 8개는 석초 위에 건립하였고, 위층에는 20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죽서루’와 ‘관동 제1루’ 현판은 부사 이성조의 글씨, 누각 안에 걸려 있는 ‘제일계정(第一溪亭)’ 현판은 1662년(현종 3년) 부사 허목이 쓴 글씨다. 입장료 무료. 문의 033-570-3670


삼척 엑스포타운


2002년 세계동굴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죽서루 건너편에 조성한 엑스포타운은 삼척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동굴신비관(033-570-3838)은 동굴의 생성 과정과 종류, 특징 등 동굴의 과거·현재·미래를 실감나게 전시하고 있다. 관람료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동굴탐험관(033-574-6828)은 동굴과 인간의 만남을 테마로 해서 꾸몄다. 특히 세계 7대(용암·사암·소금·석고·해식·얼음·석회) 동굴을 사실적으로 재현했고, 동굴탐사 체험 장소도 마련해 놓고 있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삼척시립박물관은 보유한 5000여 점의 유물 중 350여 점을 상설전시한다. 8월 말까지 ‘한국의 민화’를 주제로 한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무료.


삼척 해신당공원


삼척 해신당공원은 남근숭배의 민속을 주제로 조성된 테마공원으로 해신당, 남근조각공원, 삼척어촌민속전시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 해신당(海神堂)은 남근 숭배의 기원이 된 처녀를 기리는 당집이다. 해신당 전설의 주인공 ‘애랑이네 집’도 조성해 놓았다. 남근조각공원에는 남근조각경연대회를 통하여 제작된 작품 등 국내외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삼척어촌민속전시관은 대형 영상수족관,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배 체험 코너, 동해안 어민들의 생활상과 세계 각국의 성(性) 민속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전시실과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 관람 시간은 09:00~18:00. 문의 033-572-4429


>> 별미


곰치국


곰치는 잔가시가 많고 흉측하게 생긴 바닷물고기이지만 시원한 국물 맛이 좋아 숙취 해소용 해장국으로 아주 인기가 있다. 비린 맛이 없으며 육질이 담백하고 연하여 입에서 살살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삼척항에는 만남의식당(033-574-1645) 등 곰치국을 전문으로 차리는 식당이 여럿 있다. 1인분에 8,000원.

 

환선굴


삼척 환선굴(幻仙窟)은 남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구조를 지닌 노년기 석회동굴이다. 동굴 중 일부(총 연장 6.5km 가운데 1.6km)가 개방돼 있다. 아름다운 석순과 종유석이 보존돼 있고, 오래전 수도승이 기거하던 온돌터와 아궁이 등도 남아 있다. 관람요금은 어른 4,000원, 청소년 2,800원, 어린이 2,000원. 주차료 1,000원. 관람시간 1시간30분~2시간 소요. 문의 033-541-9266


대금굴


삼척 대금굴(大金窟)은 가장 최근에 발견된 동굴이다. 과거에 동굴 입구가 노출되지 않았고, 2000년에 탐사작업으로 발견한 후 2007년 일반에 개방했기 때문에 생성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총 길이 1,610m(주굴 730m, 지굴 880m) 중에서 개방구간은 793m. 모노레일이 610m(외부 470m, 내부 140m) 이어진다. 어른 1만2,000원, 청소년 8,500원, 어린이 6,000원. 주차료 1,000원, 관람시간 1시간30분 소요. 문의 033-541-9266, http://samcheok. mainticket.co.kr


대이리 너와집


삼척 대이리 너와집(중요민속자료 제221호)은 현 소유주의 조상이 병자호란(1636년) 때 이곳으로 피란 와서 지은 것이라 한다. 안방과 사랑방 구석에는 관솔가지를 태워 난방과 조명의 역할을 하는 코클이 있다. 마루와 부엌 앞쪽에는 흙바닥으로 된 통로 같은 공간이 있고, 대문간 왼쪽으로 외양간채를 붙여 돌출시켰다. 외양간의 위는 다락을 꾸몄다. 지붕은 널판으로 이은 너와집이다. 지금 남아 있는 너와집 중 가장 오래되고 보존상태도 양호한 자료이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대이리 206번지


대이리 굴피집


대이리 골말에 있는 굴피집(중요민속자료 제223호)은 19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강원도 산간지방의 전통 가옥이다. 사랑방과 안방 가운데에 마루와 도장방(창고)을 두고, 안방 쪽 옆에 부엌을 두었다. 부엌과 마루 앞은 흙바닥으로 된 통로 같은 공간이 있고, 사랑채 건너편에 외양간을 붙여 돌출시켰다. 지붕은 굴참나무 껍질을 이었다. 문의 033-541-7288,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대이리 203번지


준경묘·영경묘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목조(穆祖) 이안사(李安社)의 아버지인 양무장군의 묘. 준경묘는 조선왕조를 낳은 천하의 명당으로도 알려져 있어 풍수가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100년 이상 된 금강송들이 20~30m 높이로 장대하게 뻗어 있는 금강송림이 일품이다. 준경묘는 활기리 농산물집하장 앞에 주차를 하고 1.8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걷는 데만 왕복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준경묘에서 4km쯤 떨어진 미로면 하사전리의 영경묘(永慶墓)는 양무장군의 부인이 묻힌 곳. 하사전리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하고 산길로 200m쯤 오르면 묘가 나온다. 강원도 삼척시 미로면 활기리


천은사


두타산 기슭의 천은사(天恩寺)는 신라시대인 758년(경덕왕 17년) 인도에서 온 3명의 승려인 두타삼선(頭陀三仙)이 창건한 사찰이다. 839년(문성왕 1년) 범일(梵日)이 중창하였고, 고려시대인 1287년(충렬왕 13년) 고려의 문장가인 이승휴가 은거하면서 <제왕운기>를 저술했다. 조선 말기인 1899년에 준경묘와 영경묘를 수축할 때 이 절을  원당 사찰로 삼았다. 문의 033-572-0221


>> 별미


문화재인 대이리 굴피집(033-541-7288)은 주인 아주머니가 식당으로 운영하고 있다. 산채비빔밥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인근 산기슭에서 뜯어온 산나물이 푸짐하게 올라온다. 된장국은 안주인이 집에서 직접 담근 토종 된장을 사용한다. 산채비빔밥 5,000원.


>> 숙박


죽서루 주변에는 숙박 시설이 없다. 삼척해수욕장의 낙원모텔(033-576-0811), 삼척비치여관(033-576-0163), 해변타운민박형콘도(033-576-0301), 맹방해수욕장의 덕산장(033-572-4753), 양지터민박(033-573-1365) 등 삼척의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모텔이나 민박 등 숙박시설이 많다. 장호항 근처에 용화관광랜드모텔(033-573-6321), 모텔민박(033-572-9888) 등의 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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