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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클래스를 뛰어넘은 벤츠 신형 E클래스 글로벌 출시(자율주행)

오우정 2016. 3. 9. 21:54

S클래스를 뛰어넘은 벤츠 신형 E클래스 글로벌 출시

머니투데이 | 리스본(포르투갈)=양영권 기자 | 입력 2016.03.09 08:00
 

[머니투데이 리스본(포르투갈)=양영권 기자] [정숙성, 효율성 높아지고 진일보한 자율주행 기능 채택한 10세대 E클래스, 국내에서는 6월부터 판매 ]

형보다 나은 아우.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 세단 E클래스가 2009년 9세대 모델 출시 이후 7년만에 10세대 모델로 완전 변경돼 돌아왔다. 디자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인 S클래스와 쉽게 구분이 안될 정도로 중후하고 고급스러워졌다. 자율주행 기능 등 첨단 기술은 오히려 S클래스를 능가한다. 국내에서는 오는 6월부터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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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E클래스 기본모델./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글로벌 출시 행사에서 시승에 이용된 신형 E클래스./사진=양영권 기자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글로벌 출시 행사에서 시승에 이용된 신형 E클래스./사진=양영권 기자

지난 3일(현지시각)부터 포르투갈 리스본 인근에서 진행된 10세대 E클래스 글로벌 출시 행사에 참석해 신차를 먼저 체험했다. E350d, E400, E350e 등 신형 E클래스의 주요 모델을 탑승해 서킷과 고속도로, 시내 도로, 산길 등을 고루 달렸다.

신형 E클래스./사진=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사진=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닮은 외관, 넉넉해진 내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BMW 5시리즈, 아우디 6시리즈와 함께 프리미엄 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차다. 1947년 170V 시리즈로 처음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1300만대 이상 판매됐다. 한국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만9660대가 판매돼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았다. E클래스로만 보자면 한국이 전세계 3위 시장이다.

신형 E클래스 아방가드르./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아방가드르./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는 기존 9세대 모델과 외관이 확 차이가 난다. 앞 뒤 길이는 4923mm로 43mm 늘어났지만 높이는 3mm 낮아진 1468mm로 더 역동적으로 진화했다. 앞 뒤 차축간 거리는 65mm 길어진 2939mm로 내부는 더 넉넉해졌다.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이 75mm로, 기존 모델에 비해 6mm 늘어났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서서히 낮아지는 쿠페형 루프와 긴 후드가 S클래스를 떠올리게 한다. 기본형 버전은 보닛 위에 메르세데스-벤츠 엠블럼이 있는 클래식한 메르세데스 라디에이터 그릴이 특징이다. 아방가르드와 AMG 라인 모델은 스포츠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커다란 메르세데스 스타 엠블럼으로 쉽게 구별된다.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공기저항계수(Cd)는 0.23에 불과하다. Cd 값은 작을수록 달릴 때 공기저항을 덜 받는다는 의미인데, 차의 연비와 최고 속도, 조종 안정성, 정숙성에 영향을 준다. 일반 세단이 0.35 수준이고 친환경차인 토요타 프리우스(4세대)가 0.24다는 점에서 얼마나 공기저항을 덜 받게 설계됐는지 알 수 있다. 또 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의 사용 비율을 높여 구형보다 무게를 약 100kg 줄였다.

인테리어는 첨단과 고전이 조화를 이뤘다. 속도와 RPM 등을 표시하는 계기반,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의 길쭉한 가로 판에서 구현된다. 두 화면은 한국 기업인 LG디스플레이의 12.3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로 만들어졌다. 계기반은 '클래식, '스포트', '프로그레시브' 등 세 가지 스타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운전대의 양쪽 엄지손가락 부분에는 터치 패드를 달아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패널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대시보드와 시트, 도어 커버 등에는 무늬를 새긴 나무와 금속, 탄소섬유, 가죽 등 고급 소재가 사용됐다. 인테리어 조명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했는데, 64개 색상으로 취향에 따라 세팅할 수 있다.

신형 E클래스의 차체를 구성하는 소재. 붉은 색은 고장력 강판, 보라색은 초고장력 강판, 은색은 알루미늄 소재다.
신형 E클래스의 차체를 구성하는 소재. 붉은 색은 고장력 강판, 보라색은 초고장력 강판, 은색은 알루미늄 소재다.

◇신형 디젤 4기통 엔진 연비 24%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13% 줄이고

국내 시장에는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E200과 역시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한 E220d 모델이 먼저 출시된다. 이어 6기통 가솔린 엔진의 E400과 6기통 디젤 엔진의 E350d,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E350e 모델 등 전체 6개 모델이 연말까지 순차로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신형 E클래스의 운전대에 있는 터치패드./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의 운전대에 있는 터치패드./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특히 E220d에 장착한 4기통 디젤 엔진(OM 654)은 26억 유로를 투자해 이번에 새로 개발됐다. 최대 143kw/195마력(hp)의 힘과 400NM(1600RPM부터)의 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 가속하는 데 7.3초가 걸리며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리터당 25.6km다. 이산화탄소는 1km를 가는 데 소형 자동차 수준인 10.2g밖에 배출하지 않는다. 기존 엔진에 비해 무게는 17% 줄고 연비는 24% 개선됐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 줄었다.

신형 E클래스에는 모두 9단 자동변속기 9G-TRONIC이 기본 장착돼 빠른 변속과 적은 소음, 적은 연료 소비를 가능케 한다.

실제로 가솔린 모델은 전기차에 비길 정도로, 디젤차는 가솔린차에 버금갈 정도로 주행 정숙성 면에서 탁월했다. 유럽 도심의 돌로 포장된 도로에서도 소음과 진동이 거슬리지 않을 정도였다. 서킷 주행에서는 '스포트 플러스' 모드에서 시속 210km를 주행하다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나, 헤어핀(U자 형태로 급하게 회전하는 구간) 회전 때도 차가 흔들리지 않고 금방 자리를 잡았다.

◇저절로 규정속도 맞추고, 차선 변경도 자동으로

신형 E클래스에는 '드라이브 파일럿', '액티브 레인 키핑 어시스트' 등 최첨단 자율주행 기능이 채택됐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왼쪽 뒷부분에 있는 바를 두 번 당기면 해당 도로의 규정 속도에 맞춰 차가 저절로 운행한다. 앞차와의 안전한 간격이 유지됨은 물론이다.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내부.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고속도로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저절로 차선을 따라 차가 주행하며, 방향지시등을 켜면 앞뒤 차량을 인식해 차가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한다. 운전대에서 1분 이상 손을 뗄 경우 차 계기반과 스피커에서 시각·음성으로 경고를 주며 그래도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식해 차가 서서히 정차를 하게 된다.

자율주행 상태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모습. /사진=양영권 기자
자율주행 상태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모습. /사진=양영권 기자

여기에 △운전자가 보행자를 피해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조향 회피 어시스트 △측면(운전자의 왼쪽)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자가 가급적 충돌 지점에서 멀리(오른쪽으로) 떨어지게 해주는 프리-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충돌 상황에서 예상되는 소음으로부터 사용자의 청각을 보호하기 위해 반대되는 주파수의 음성 신호를 내 주는 프리-세이프 사운드 등 안전 기능도 대거 보강됐다.

신형 E클래스 계기반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계기반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키가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 문을 여닫고 시동을 켜는 기능과 차량 외부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동으로 주차를 시키는 기능도 이번 모델에 추가됐다. 현재까지 삼성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 휴대폰을 통해 가능하다. 다만 한국에서 판매되는 모델엔 근거리무선통신(NFC) 인증 등의 문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기능이 제외될 예정이다.

다임러그룹의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보드(이사회) 멤버인 토마스 베버 박사는 "신형 E클래스는 가장 감성적이고, 주행의 즐거움을 주고, 안전하고 편안한 차라고 확신한다"며 "이렇게 다양한 재능을 가진 차는 이전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형 E클래스를 주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스마트폰을 이용해 신형 E클래스를 주차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이번 출시 행사에 참석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E클래스는 한국에서 중요한 모델로 성공을 확신한다"며 "E클래스가 출시되는 6월까지는 전체 판매량이 서서히 줄어들겠지만 6월 이후 급격하게 늘어 전체적으로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출시 가격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은 기존 9세대 모델보다 비쌀 것"이라며 "환율과 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4월 말이나 5월 초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