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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결제사기 `SMS피싱` 기승

오우정 2010. 7. 20. 10:27

휴대폰 결제사기 `SMS피싱` 기승

사서함 접속유도 수십억 부당이익… 이통사도 속수무책

디지털타임스 | 강희종 | 입력 2010.07.20 08:31

 

#. 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수신함에 두 장의 사진이 도착했습니다'라는 휴대폰 문제 메시지를 받았다. 무심결에 확인 버튼을 누르니 최근 인기 있는 걸그룹 사진 한 장이 떴다. 휴대폰 스팸이었다. 기분이 나빠 창을 닫는 순간 더욱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휴대폰 결제 대행업체로부터 무려 `2719원(부가세별도)이 결제됐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받았기 때문이다. B씨 역시 `수신함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SMS를 받고 확인을 눌렀다가 비슷한 낭패를 당했다. 휴대폰을 이용한 사기성 스팸이 줄지 않고 있다. 오히려 스마트폰 등 무선인터넷의 확산과 더불어 신종 휴대폰 스팸 문자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의 주의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SMS 피싱을 통해 수억원 이상을 갈취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휴대폰 스팸 신고 건수는 2006년 58만건에서 2007년 218만건, 2008년 2112만건, 2009년 3559만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올해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접수된 휴대폰 스팸 신고 건수가 3227만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단순하게 홍보 문구만 보내던 휴대폰 스팸은 최근 들어 정보 이용료 결제를 유도하는 형태까지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무선데이터의 이용이 크게 늘면서 사진이나 이메일 확인 등 사서함 서비스를 가장한 신종 휴대폰 스팸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이러한 스팸은 수천원의 정보 이용료가 교묘히 결제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피해자들은 "단순히 몇백원 수준이 아니라 한번에 3000원 가량이 결제되니 너무 황당했다"며 "스팸 서비스 업자들이 수억원~수십억원의 부당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며 분개하고 있다.

메시지나 사진이 도착했다면서 가입자를 유료 페이지로 유도, 교묘하게 정보 이용료를 결제하게 만드는 스팸을 `사서함 접속 유도 서비스'라고 부른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이스 피싱보다 간편한 방식이어서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며 "지금 이 시각에서 수백~수천명이 피해를 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이 정보이용료가 빠져나가는 스팸 문자에 대해 이동통신사들도 속수 무책이라는 점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지능형 스팸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특정 단어가 포함된 스팸만 차단할 뿐이어서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무선망 개방이 되면서 이통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늘고 있다"며 "무선망 개방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정보 이용료 결제를 유도하는 SMS 스팸, MMS 스팸에 대해서는 이통사 입장에서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인터넷진흥원(www.kisa.or.kr, 국번없이 118)이나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www.kiba.or.kr, 1600-8272)에 신고하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과금을 취소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사서함 서비스를 가장한 접속 유도 서비스의 경우 금전적 사고가 발생했다면 전화번호와 발생 시간 등의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과금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휴대폰 스팸 신고 건수가 늘어났다 하더라도 전체 스팸 발생량은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부족한 부분은 올해 하반기 추가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