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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보다 비싼 국산차?…자동차업계, 가격 역전현상 오나

오우정 2010. 6. 28. 11:13

[CARisma] 수입차 보다 비싼 국산차?…자동차업계, 가격 역전현상 오나?

스포츠서울 | 입력 2010.06.28 10:31

 




[스포츠서울닷컴|서종열기자] "수입차가 더 싸네!"
국내 자동차업계에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높은 가격으로 일반 자동차구매자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만 머물러 있던 수입차들의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국산차들과의 가격차이가 좁혀지는 것은 물론, 역전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처럼 수입차의 가격이 내려가게 된 까닭은 수입차업체들의 가격경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가 신모델인 뉴E클래스의 가격을 5,000만원대로 책정하면서 수입차업체들이 치열한 가격 할인 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의 뉴E클래스를 필두로, 올해 국내에 출시된 뉴5시리즈가 5~6,000만원대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고, 포드 토러스,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등이 3~4,00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올려 수입차와의 가격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기아차의 K7과 르노삼성의 뉴SM5는 각각 4,000만원대와 3,000만원대로 가격을 책정해 수입차들과 큰 가격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가격 역전현상은 신차(新車) 시장 뿐 아니라 中古車(중고차) 시장에서 더 쉽게 볼 수 있다. 국산차의 경우 중고차 시장에 나와도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은 반면, 수입차는 큰폭의 가격하락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실제 신차 출고당시 3,986만원부터 시작됐던 2008년식 제네시스 BH330 그랜드 모델의 경우 중고차사이트 카즈( http://www.carz.co.kr )에서 현재 3,300만원~3,97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편의사양을 추가한 신차가격을 고려한다고 봤을 때도 감가가 크게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반면 인피니티 M37의 이전 모델격인 M35 2008년식 V6 모델은 3,650만원부터 4,3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당시 신차가격이 6,000만원선부터 시작됐던 점을 감안한다면 절반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또한 인피니티 G37 중고차 2008년식도 3,600~4,000만원사이에서 거래되고 있어 중고 제네시스와의 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카즈 박성진 데이터리서치팀장은 "동일차종간 비교시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중고차가격이 더 빨리 떨어진다"면서 "수입차의 감가상각이 국산차에 비해 더 큰 것은 수리비와 유지관리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산차의 가치가 그만큼 더 올라갔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박 팀장은 "제네시스의 경우에는 국산차 중에서도 중고차가치가 상당히 높은 모델로 꼽히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 만족도나 선호도도 높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의 수입차보다 더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어, 국산차의 위용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