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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먹고 설사?’ 왜 그랬나 했더니

오우정 2010. 4. 21. 16:37

치킨 먹고 설사?’ 왜 그랬나 했더니…

국민일보 | 입력 2010.04.21 14:20 |

 




전국 유명 치킨·육회 전문점 식중독균 오염, 음식재탕 등 위생상태 불량

[쿠키 건강] #직장인 강복춘(43·서울 마포구) 씨는 몇 달 전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치킨을 배달 시켜 먹은 후 가족 모두가 심한 배앓이로 고생을 했다. 하루 아프고 말기에 그냥 대수롭지 여겼지만 그 이후로 몇 번 같은 현상이 반복돼 혹시나 소화 기관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는 주변 말에 병원을 찾아가봤지만 특별한 증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다만 의사는 간혹 위생상태가 불량한 식품을 섭취했을 경우 건강정도에 따라 증상이 뚜렷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는 소견만 들었을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 강 씨처럼 배달 식품이나 날 음식을 섭취하고 배앓이 증상이 있을 경우 반드시 식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다름 아닌 비비큐·교촌 등 전국 수백개 치킨·육회 전문점 등에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불량식품을 전국적으로 유통하다 보건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19일까지 국민다소비식품 연간점검의 일환으로 16개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생활주변 음식점 1만773개를 점검한 결과 위생상태가 불량한 310개(2.9%)에 시설개수 등 행정조치토록 했다고 21일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주요 위반사항을 보면 먼저 육회 전문점의 경우 총 1426개 업체 중 45개 업체(3.1%)가 ▲리스테리아 및 황색포도상구균 검출(3곳) 과 대장균 양성(16곳) ▲유통기한 경과제품 사용·보관(4곳) ▲원산지 허위표시 등(5곳) ▲건강진단 미실시(4곳) ▲기타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13곳)으로 적발됐다.

리스테리아 균은 인수공통 병원균으로 저온(5℃이하)상태에서도 증식이 가능하고 주로 비위생적 축산 제품(식육, 우유 등)에 의해 감염되며, 발열·근육통·설사 등을 일으키는 식중독 균이다.

또한 치킨 전문점의 경우 총 9347개 업체 중 265개 업체(2.8%)가 ▲남은 음식물 재사용(1곳) ▲유통기한 경과제품 사용·보관(13곳) ▲원산지 허위표시 등(12곳) ▲건강진단 미실시(40곳) ▲시설물 철거 멸실(35곳) ▲기타 조리시설의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164곳)등으로 적발됐다.

적발된 업체들은 30일에서 15일, 7일 등의 영업정지를 받았고, 시정명령, 과태료 등의 벌금이 부과됐다.

식약청은 "위반업체에 대해 특별관리 대상 업체로 지정하여 관할 시·도(시·군·구)를 통한 수시점검, 관련협회를 통한 자율지도·점검을 지속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식중독에 오염된 치킨이나 육회를 먹은 소비자의 건강도 우려되고 있다.

김정환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세균에 오염된 식품을 먹을 경우 구역, 구토를 동반한 위장장애와 복통과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어린이는 이로 인한 탈수증세를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검출된 세균의 종류에 따라서는 심각한 장염이나 감염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김병성 경희의료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도 "일반 세균일 경우 장염으로 이어져 복통이나 설사가 유발된다"고 비슷한 소견을 내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