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설원 위의 제왕, 스바루 삼총사
뉴시스 | 김훈기 | 입력 2010.02.21 09:01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충청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푹푹 빠지는 눈밭을 운전자의 의도대로 달릴 수 있는 자동차가 있을까?'
지난달 21일 국내 진출을 선언한 스바루가 스키 슬로프에서 시승회를 연다고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다양한 시승회를 참석해 봤지만, 눈밭에서 열린 시승은 처음이었으니 당연한 생각일 터. 운전 경력 17년에 자동차 담당만 2년째지만 설원을 달려본 기억도 없다. 고작 눈 쌓인 도로에서 거북이 운전을 한 게 전부였다.
지난 19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경기도 이천 지산리조트에서 열린 스바루 스노 익스피리언스(SUBARU Snow Experience)는 그래서 더더욱 궁금증을 갖게 했다. 스키 슬로프를 달린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행사에는 4월 말부터 국내에 시판될 예정인 세단 레거시와 CUV 아웃백, SUV 포레스터 3개 차종이 출동했다.
기자의 첫 상대는 4륜구동 세단인 레거시 3.6리터 모델. 막상 운전대를 잡고 경사 15도의 스키 슬로프를 올라가 보니 스바루의 자랑인 대칭형 AWD 시스템이 몸으로 다가왔다. 스바루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세계최초로 사륜구동(AWD : All-Wheel-Drive) 승용차 판매를 시작한 회사다.
국산 스노타이어가 장착돼 있긴 했지만, 살짝 녹아 더 미끄러운 눈길을 50~60km/h의 속도로 오르며 스티어링휠을 조작하자 의도대로 움직인다. 대칭형 AWD(4륜구동) 시스템과 VDC(차체자세제어장치)가 눈길을 달리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지난 1997년 호주에서 열린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우승자인 코니시 시게유키(Shigeyuki KONISHI)가 레거시를 몰며 15도 경사의 스키장 슬로프에서 보여준 택시 드라이빙이었다. 시게유키는 지난 1995년부터 국제 랠리 대회에 참가한 베테랑이다. 1999~2002년에는 일본 스바루 랠리 팀 소속으로 임프레자를 타기도 했다.
챔피언의 차에 탑승한 기자들은 설원위에서 스키를 타는 듯 점핑과 턴, 지그재그로 장애물을 피해가는 슬라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차량 안에서 짜릿한 공포를 즐겼다. 지켜보는 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차례를 기다렸다. 전문 드라이버의 눈길 운전이려니 하고 치부하기에는 차의 움직임이 매우 정교했다. 미끄러운 눈밭에 줄 맞춰 놓인 콘(장애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것은 운전 기술만으로 이해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스바루는 일본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갖춘 메이커다. 작은 규모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운 것은 이 때문이다. 대표적 기술인 수평대향 엔진과 모든 모델에 적용된 대칭형 AWD 역시 스바루 만의 특징이다. 4기통과 6기통 모두 수평대향을 사용하고 있다. 양산차 메이커 중 수평대향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스바루와 포르쉐뿐이다.
수평대향 엔진은 차체 무게 중심을 낮춰준다. 덕분에 핸들링이 좋다. 각종 랠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40~50cm가량 눈이 쌓인 평지를 포레스터를 몰고 달리는 것이었다. 레거시를 타고 슬로프에서 자유자재로 자동차를 몰았다면 이번에는 정말 푹푹 빠지는 눈길에서 AW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험하는 시승이다.
출발선에 선 포레스터에 올라 출발 신호와 함께 액셀러레이터를 깊이 밟았다. 잠시 바퀴가 헛도는 것 같았지만, 네 바퀴 굴림인 터라 곧바로 튕기듯 앞으로 나아간다. 곡선 코스에서 급격한 핸들링을 하며 운전을 해야 했다. 잠시라도 속도를 줄이면 그대로 바퀴가 눈 속에 파묻힐 것만 같았다. 눈길에서의 미숙한 운전이어서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기도 했지만, AWD의 성능을 체험하는 기회였다.
◇4월말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미정
한편 이번에 선보인 스바루의 대표적인 중형 스포츠 패밀리 세단 레거시는 1989년 출시 이후 4번의 풀 체인지를 거쳐 지난해 5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중형 세단의 안락함 뿐 아니라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방향 전환성을 갖췄다. 대칭형AWD 시스템을 탑재해 어떠한 도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5세대 레거시는 길이가 4735mm, 너비 1821mm, 높이 1506mm, 휠베이스 2751mm로 기존모델 보다 각각 길이는 36mm, 너비는 92mm, 높이 81mm, 휠베이스가 81mm 늘어나 실내 공간이 한층 넓어졌다. 기존 모델 대비 트렁크 사이즈가 47리터 증가한 486리터로 9인치 골프백을 4개까지 적재할 수 있다. 국내에는 2.5와 3.6리터 사양이 출시된다.
아웃백은 1995년 출시된 스바루의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콤팩트카(CUV) 모델이다. 외관은 스바루만의 독특한 스포티함과 SUV의 견고함을 보여준다. 스포티함과 널찍한 실내 공간 및 편리한 짐칸 등 야외 활동은 물론 도심에도 어울리는 성능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자동차다. 수평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어 차체가 넓고 파워풀하게 보인다. 현재 판매되는 차는 지난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데뷔한 4세대 모델이다.
수평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어 차체가 보다 넓고 파워풀하게 보인다. 눈에 띄는 휠 아치는 진정한 SUV의 외형을 드러내고 있다.
1997년 출시되어 2010년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포레스터는 기존 왜건 형태에서 발전해 SUV 디자인으로 변모됐다. 낮은 무게 중심 위에 대칭형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세단 수준의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포레스터의 수평대향 엔진은 10mm가 낮게 탑재됐다. 덕분에 무게중심도 낮아져 소음을 줄여 소음도가 레거시와 동일해졌다. SUV와 세단의 장점이 결합된 모델로 북미 시장에서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다. 170마력의 2.5리터 SOHC 엔진이 탑재된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오는 4월 중순께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는 "레거시·아웃백·포레스터 모두 수평대향형 엔진과 대칭형 AWD 기술이 적용되어 어떠한 도로에서도 힘 있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 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고객체험 행사를 열어 올해 최소 600대 이상 판매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 19일 미디어 시승회에 소개된 '레거시(왼쪽부터)', 아웃백, 포레스터.
bom@newsis.com
<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난달 21일 국내 진출을 선언한 스바루가 스키 슬로프에서 시승회를 연다고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다양한 시승회를 참석해 봤지만, 눈밭에서 열린 시승은 처음이었으니 당연한 생각일 터. 운전 경력 17년에 자동차 담당만 2년째지만 설원을 달려본 기억도 없다. 고작 눈 쌓인 도로에서 거북이 운전을 한 게 전부였다.
행사에는 4월 말부터 국내에 시판될 예정인 세단 레거시와 CUV 아웃백, SUV 포레스터 3개 차종이 출동했다.
기자의 첫 상대는 4륜구동 세단인 레거시 3.6리터 모델. 막상 운전대를 잡고 경사 15도의 스키 슬로프를 올라가 보니 스바루의 자랑인 대칭형 AWD 시스템이 몸으로 다가왔다. 스바루는 1972년 세계 최초로 세계최초로 사륜구동(AWD : All-Wheel-Drive) 승용차 판매를 시작한 회사다.
국산 스노타이어가 장착돼 있긴 했지만, 살짝 녹아 더 미끄러운 눈길을 50~60km/h의 속도로 오르며 스티어링휠을 조작하자 의도대로 움직인다. 대칭형 AWD(4륜구동) 시스템과 VDC(차체자세제어장치)가 눈길을 달리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지난 1997년 호주에서 열린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우승자인 코니시 시게유키(Shigeyuki KONISHI)가 레거시를 몰며 15도 경사의 스키장 슬로프에서 보여준 택시 드라이빙이었다. 시게유키는 지난 1995년부터 국제 랠리 대회에 참가한 베테랑이다. 1999~2002년에는 일본 스바루 랠리 팀 소속으로 임프레자를 타기도 했다.
챔피언의 차에 탑승한 기자들은 설원위에서 스키를 타는 듯 점핑과 턴, 지그재그로 장애물을 피해가는 슬라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차량 안에서 짜릿한 공포를 즐겼다. 지켜보는 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차례를 기다렸다. 전문 드라이버의 눈길 운전이려니 하고 치부하기에는 차의 움직임이 매우 정교했다. 미끄러운 눈밭에 줄 맞춰 놓인 콘(장애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것은 운전 기술만으로 이해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스바루는 일본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갖춘 메이커다. 작은 규모지만 마니아층이 두터운 것은 이 때문이다. 대표적 기술인 수평대향 엔진과 모든 모델에 적용된 대칭형 AWD 역시 스바루 만의 특징이다. 4기통과 6기통 모두 수평대향을 사용하고 있다. 양산차 메이커 중 수평대향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스바루와 포르쉐뿐이다.
수평대향 엔진은 차체 무게 중심을 낮춰준다. 덕분에 핸들링이 좋다. 각종 랠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40~50cm가량 눈이 쌓인 평지를 포레스터를 몰고 달리는 것이었다. 레거시를 타고 슬로프에서 자유자재로 자동차를 몰았다면 이번에는 정말 푹푹 빠지는 눈길에서 AWD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체험하는 시승이다.
출발선에 선 포레스터에 올라 출발 신호와 함께 액셀러레이터를 깊이 밟았다. 잠시 바퀴가 헛도는 것 같았지만, 네 바퀴 굴림인 터라 곧바로 튕기듯 앞으로 나아간다. 곡선 코스에서 급격한 핸들링을 하며 운전을 해야 했다. 잠시라도 속도를 줄이면 그대로 바퀴가 눈 속에 파묻힐 것만 같았다. 눈길에서의 미숙한 운전이어서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기도 했지만, AWD의 성능을 체험하는 기회였다.
◇4월말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미정
한편 이번에 선보인 스바루의 대표적인 중형 스포츠 패밀리 세단 레거시는 1989년 출시 이후 4번의 풀 체인지를 거쳐 지난해 5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중형 세단의 안락함 뿐 아니라 스포티한 주행성능과 방향 전환성을 갖췄다. 대칭형AWD 시스템을 탑재해 어떠한 도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5세대 레거시는 길이가 4735mm, 너비 1821mm, 높이 1506mm, 휠베이스 2751mm로 기존모델 보다 각각 길이는 36mm, 너비는 92mm, 높이 81mm, 휠베이스가 81mm 늘어나 실내 공간이 한층 넓어졌다. 기존 모델 대비 트렁크 사이즈가 47리터 증가한 486리터로 9인치 골프백을 4개까지 적재할 수 있다. 국내에는 2.5와 3.6리터 사양이 출시된다.
아웃백은 1995년 출시된 스바루의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콤팩트카(CUV) 모델이다. 외관은 스바루만의 독특한 스포티함과 SUV의 견고함을 보여준다. 스포티함과 널찍한 실내 공간 및 편리한 짐칸 등 야외 활동은 물론 도심에도 어울리는 성능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자동차다. 수평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어 차체가 넓고 파워풀하게 보인다. 현재 판매되는 차는 지난해 4월 뉴욕오토쇼에서 데뷔한 4세대 모델이다.
수평이 강조된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되어 차체가 보다 넓고 파워풀하게 보인다. 눈에 띄는 휠 아치는 진정한 SUV의 외형을 드러내고 있다.
1997년 출시되어 2010년 현재 3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포레스터는 기존 왜건 형태에서 발전해 SUV 디자인으로 변모됐다. 낮은 무게 중심 위에 대칭형 4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해 세단 수준의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포레스터의 수평대향 엔진은 10mm가 낮게 탑재됐다. 덕분에 무게중심도 낮아져 소음을 줄여 소음도가 레거시와 동일해졌다. SUV와 세단의 장점이 결합된 모델로 북미 시장에서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다. 170마력의 2.5리터 SOHC 엔진이 탑재된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오는 4월 중순께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는 "레거시·아웃백·포레스터 모두 수평대향형 엔진과 대칭형 AWD 기술이 적용되어 어떠한 도로에서도 힘 있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 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고객체험 행사를 열어 올해 최소 600대 이상 판매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것이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 19일 미디어 시승회에 소개된 '레거시(왼쪽부터)', 아웃백, 포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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