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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학동 소금강. 우리나라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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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경 강릉 청학동 소금강
오대산 동쪽 기슭에 있는 청학동 소금강은 짙은 숲 속을 흐르는 맑은 계류와 불쑥불쑥 솟은 기암절벽이 아름다워 1970년에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었다. ‘강릉 소금강’ 혹은 ‘명주 소금강’으로 불리기도 하는 청학동 소금강. 그렇지만 동해안 팔경 리스트에서 이 청학동 소금강과 무릉계곡을 발견했을 땐 사실 좀 의외였다. 그건 둘의 경관이 함량미달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백두대간 기슭이라 해색(海色)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팔경에 당당히 속한 까닭은 이 둘이 동해안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청학동에 들어선 날은 굵은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차량으로 주차장은 가득 차 있었다. 기암괴석을 휘돌아 내려가는 계류는 수량이 늘어나 평소보다 더 우렁찼다. 청학동 소금강은 폭우가 내리면 입산을 통제하기도 한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동해안 일대에 호우특보가 내리면 소금강은 입산이 통제된다”며 “야영장도 호우경보가 발령되면 안전을 위해 텐트를 철수시킨다”고 말한다. 다행히 호우경보도, 호우특보도 발령되지 않은 상황. 느긋하게 발길을 내딛는다.
청학동은 청학대피소 부근의 무릉계를 경계로 하류 쪽을 외소금강, 상류 쪽을 내소금강으로 구분한다. 외소금강에는 금강문·옥조대·십자소·옥수연 등 명소가 있고, 내소금강에는 식당암·구룡연·청심대·만물상 등이 절경을 이룬다. 이런 절경을 보며 만물상까지 왕복 3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산행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그 이상은 무리다.
지금이야 산길이 잘 다듬어져서 그렇지 원래 소금강 산길은 상당히 거칠다. 이 산길에 대한 최초 기록은 율곡 이이가 남겨 놓았다. 1569년(선조 2년) 벼슬에서 잠시 물러나 있던 율곡은 외할머니의 병환을 살피러 강릉에 왔다가 이곳이 비경이라는 지인의 말에 따라 시간을 내 탐승길에 나섰던 것이다. 이때 율곡은 <청학산기>에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곳을 소금강이라 불렀고, 소금강을 끼고 있는 산세는 마치 학이 날개를 편 듯한 형국이라 해서 청학산(靑鶴山)이라 이름 지었다. 지금도 금강사 앞 영춘대에는 율곡이 직접 썼다고 전해오는 ‘小金剛’이란 글씨도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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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다섯 개의 달을 노래한 경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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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산기>를 뒤적여 보면 율곡은 청학동 소금강의 아름다움을 학자다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440년의 세월이 지났음에도 느낌은 어찌 이리 똑같을까.
“사방을 두루 돌아보니, 모두 석산(石山)이 솟아 있고 푸른 잣나무와 키 작은 소나무가 그 틈바구니를 누비고 있었다. 석산이 양쪽으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가운데 냇물의 근원이 매우 먼데, 수세(水勢)가 거센 곳에 폭포를 이루어 맑은 하늘에 천둥소리가 계곡을 뒤흔드는 듯하였다. 물이 고인 곳에는 못이 되어 차가운 거울에 얼이 없는 듯하는가 하면, 깊고 맑고 아름답고 푸르러 낙엽이 붙지 못하고 휘돌아 흐르는 구비마다 암석 모양이 천변만화하였고, 산그늘과 나무 그림자에 이내가 섞여 어스레하여 햇빛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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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 여행수첩
청학동 소금강계곡
오대산 청학동 소금강계곡은 짙은 숲 속을 흐르는 맑은 계류와 기암절벽이 아름다워 1970년에 명승지 제1호로 지정되었다. 소금강이란 이름은 일찍이 이곳을 들렀던 조선시대 율곡 이이가 <청학산기>에서 빼어난 산세가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 소금강에는 여러 군데의 등산로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소금강 답사는 관리사무소가 있는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주차장~청학대피소~식당암~만물상~노인봉~진고개를 거치는 코스는 6시간 걸린다. 국립공원 주차료 5,000원. 관리사무소 033-661-4161
송천약수
오대산 소금강에서 6번 국도를 타고 진고개를 오르다 만날 수 있는 송천약수는 탄산이 많이 함유돼 톡 쏘는 맛이 도는 탄산수다. 약수에 함유된 철분 때문에 주변 바위가 붉은빛을 띠고 있다. 이 약수는 피부병을 비롯해 위장병, 소화불량, 숙취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수터 입구에 송천약수집(033-661-3333) 등 약수로 끓인 닭백숙 등을 파는 식당이 몇 집 있다.
>>숙박
소금강 입구에 있는 오토캠핑장(033-661-4161)은 선착순으로 운영한다. 사용료는 개인당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근처에는 월산민박(033-661-4104), 송천농원(033-661-4371), 청학산막(033-661-0550) 등 숙식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마운틴밸리(010-3304-7348 http://m-v.co.kr) 펜션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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