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여행,

제2경 속초 영랑호

오우정 2010. 2. 12. 05:47

[‘민삿갓’의 팔도기행] 동해안 팔경

꿈과 낭만이 흐르는 ‘낭만가도’의 명풍경들

제2경  속초 영랑호


고성에서 화진포를 감상한 뒤 7번 국도를 따라 남진하며 송지호 전설을 듣고 왕곡마을을 거닐며 양통집을 둘러본 뒤 길을 재촉하면 설악산 그림자가 가까워질 무렵 자그마한 정자 하나가 발길을 잡는다. 바로 청간정. 동해와 만나는 작은 언덕 위에 세워져 있는 이 정자는 동해는 물론 멀리 울산바위와 권금성 조망이 빼어나 관동팔경에 속했던 명소이건만 아쉽게도 동해안 팔경에 들진 못했다.


청간정을 나와 울산바위를 올려다보면 이내 속초 영랑호다.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에서 뻗어 내려온 백두대간이 최고의 미모를 뽐내는 금강산을 빚고, 그 여세를 몰아 남한 땅에 정성을 다해 세운 설악산을 자신의 수면에 담고 있는 영랑호. 호수 너머로 울산바위가 펼쳐진 설악산이 손에 잡힐 듯 제 미모를 드러낼 땐 마치 설악의 품속에 안겨 있는 느낌이다.


▲ 영랑호에 세워져 있는 안축의 시비. ‘영랑호에 배 띄우고’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아주 오래전 이 풍광에 반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신라시대 유명한 화랑이었던 영랑(永郞)이다. 그는 동료인 술랑(述郞)·남랑(南郞)·안상(安祥)과 더불어 사선(四仙)으로 꼽혔는데, 그들과 함께 금강산에서 무예를 연마한 뒤 무술대회에 나가기 위해 경주로 가던 중 이 호수의 풍취에 매료되어 무술대회에 나가는 일조차 잊었다고 한다. 그래서 호수 이름도 영랑호가 됐다.


영랑호를 즐기는 법? 그건 바로 영랑처럼 걷는 것이다. 물론 자전거 여행도 괜찮다. 맑을 때뿐만이 아니라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운치가 넘치는 호수길이다. 특히 영랑호 남서쪽 호숫가에 잠겨 있는 큰 바윗덩이인 범바위는 영랑호를 찾는 사람이라면 꼭 올라 봐야 할 곳. 범바위에 세워져 있는 월랑정은 바위와 나무에 가려 전망이 좋지 않으므로 정자 뒤편으로 돌아 범바위 정상까지 올라가 보자. 바다, 산과 어우러진 호수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의 지리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영랑호의 아름다움을 “구슬을 감춘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그 구슬이란 아마도 영랑호에 비친 설악의 풍광일 것이다. 영랑호 북쪽의 카누장 근처에는 자전거타기운동연합 속초지부에서 운영하는 자전거여행안내소가 있다. 영랑호를 한 바퀴 도는 데는 이것저것 구경을 한다 해도 자전거는 1시간30분, 걷는 데는 2~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 영랑호 잔잔한 물결 너머로 설악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영랑호와 청초호는 설악산이 거느린 남매다. 항구로 이용되면서 늘 고깃배들이 드나드는 청초호가 활동적인 오빠라면 백사장에 가로막혀 조용하고 제법 호수다운 풍치를 간직하고 있는 영랑호는 어여쁜 누이동생이다. 이번에 동해안 팔경 선정 과정에서 남매 중에서 누이동생이 뽑힌 까닭은, 시내와 바싹 붙어 있어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오라비보다 자연스런 모습이 더 잘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랑호 여행수첩


영랑호


속초 영랑호(永郞湖)는 둘레 7.8km, 면적 1.21km2, 수심 8.5m의 석호다. 호수 하구의 모래톱이 넓어 해수의 유입이 감소하면서 담수화됐다. 호수 둘레에 나 있는 8km 호반 순환도로에는 범바위·관음암 등이 눈길을 끈다. 화랑도 체험장은 승마·활쏘기 등 다양한 체험관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영랑호 카누장 옆에 자전거타기운동연합 속초지부에서 운영하는 자전거여행안내소(033-636-5595, 010-9548-5595, www.bicycle.re.kr)가 있다. 대여료는 1일 1만 원, 1시간에 성인 3,000원, 학생(초·중·고) 2,000원.


청초호


속초 청초호(靑草湖)는 둘레 약 5km, 면적 1.3km2의 호수다. 가까이에 영랑호가 쌍둥이처럼 나란히 있다 하여 쌍성호(雙成湖)라고도 불렸다. 잘록한 항아리 모양을 하고 있는 이 호수는 바다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현재 500t급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속초항의 내항으로 사용되고 있다. 청호동과 중앙동 사이의 47.5m의 바다를 이어주는 갯배는 드라마 ‘가을동화’ 때문에 요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자전거 편도요금이 각각 200원.


엑스포공원


속초 엑스포공원은 1999년 강원 국제관광엑스포를 기념하기 위해 청초호 주변에 조성한 공원이다. 이곳에는 73.4m 높이의 전망대인 엑스포타워와 기념관, 산책로 등이 있다. 엑스포타워는 설악의 장관과 청초호와 동해를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 포인트다. 이용 시간은 09:00~21:00, 요금은 어른 1,500원, 어린이 800원. 문의 033-637-4504 


 


석봉 도자기미술관


청초호 한쪽에 자리한 석봉 도자기미술관은 강원도 도자미술의 산실이다. 조무호 관장의 작품들을 비롯해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커다란 원형 접시에서부터 중국, 일본 등 각국 도예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백두산·금강산·설악산 등 자연을 소재로 하거나 세종대왕·명성황후 등 역사적 인물을 묘사한 도자기 벽화도 볼 만하다. 관람료는 성인 3,500원, 어린이 1,500원. 관람 시간은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33-638-7711


>> 별미


청호동 아바이순대


청초호에선 돼지의 대창(큰창자)과 막창을 손질해 찹쌀과 좁쌀, 선지와 고사리, 숙주 등을 넣고 쪄낸 함경도식 왕순대인 아바이순대를 맛봐야 한다. 갯배 선착장에서 아바이마을로 이어지는 골목에 아바이순대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여럿 있다. 다신식당(033-633-3871)이 원조집이다. 아바이순대(1접시)1만~3만 원, 오징어순대(1접시)1만~3만 원, 순대국 5,000원.


학사평 순두부


영랑호에서 승용차로 5~10분 거리에 있는 학사평은 순두부로 유명한 마을이다. 학사평 순두부는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쓴다. 현재 학사평에는 재래식할머니순두부집(033-635-5438), 김영애할머니순두부집(033-635-9520), 진솔할머니순두부집(033-636-9519)등 40여 곳의 순두부 전문식당이 있다. 순두부 1인분 6,000원.


낙산사 여행수첩


낙산사


관동팔경의 하나인 양양 낙산사(洛山寺)는 671년(신라 문무왕 11년) 의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858년(헌안왕 2년) 범일의 중건을 비롯하여 조선시대에도 중건을 거듭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소실됐고, 1953년 다시 중건했으나 2005년 발생한 동해안 화재로 대부분 불에 탔다. 현재 복원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템플스테이(033-672-2417)는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7회 운영한다. 체험비용 어른 3만 원. 종무소 033-672-2447~8, www.nak sansa.or.kr


진전사지


784년(신라 선덕왕 5년)에 창건된 양양 진전사(陳田寺)는 통일신라·고려시대의 명승인 도의(道義), 일연(一然), 보조(普照) 등이 득도한 선종 불교의 대본찰(大本刹)이었다. 옛터에 세워져 있는 진전사지 3층석탑(국보 제122호)은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석탑이다. 여기서 700m 정도 위쪽에 있는 진전사지 부도탑(보물 제439호)은 우리나라 선종의 뿌리가 된 도의선사의 것으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부도라 한다.


오산리 선사유적지


양양 오산리의 선사유적지(사적 제394호)는 기원전 6000년경 신석기시대 전기에 사람이 살았던 집터로서 한반도 최고(最古)의 신석기시대 집터 유적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흑요석에 대한 형광X선 분석 결과, 산지가 백두산으로 밝혀짐으로써 신석기시대에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동해안 및 중국 북동지방을 잇는 지역의 교류도 확인됐다.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은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2007년 개관한 건물. 쌍호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신석기인의 생활 모습을 담은 전시실, 강원도 영동지역의 선사문화를 소개한 전시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관람시간은 09:00~18:00(17:30까지 입장), 월요일과 설날·추석에는 휴관. 요금은 어른 1,000원, 어린이 300원. 문의 033-671-2000, www.osm.go.kr


하조대


양양 하조대(河趙臺)는 우뚝 솟은 바닷가 기암절벽과 푸른 노송이 잘 어울리는 경승지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여기서 머물렀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이루지 못할 사랑을 하던 하(河)씨 총각과 조(趙)씨 자매의 슬픈 사랑이 얽힌 전설도 전해온다. 하조대 건너편에는 하얀 무인등대가 있다. 하조대 북쪽의 하조대해수욕장은 모래가 고와 인기 있다. 하조대 관리소 033-670-2518


>> 별미


남대천 뚜거리탕


양양의 별미는 뚜거리탕. 미꾸라지로 요리한 내륙의 추어탕처럼 해장용이나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있다. 뚜거리는 동해로 흐르는 맑은 하천에 사는 망둑어과의 민물고기로 정식 이름은 ‘꾹저구’다. 양양 남대천이 흐르는 양양교 주변에는 천선식당(033-672-5566) 등 뚜거리탕을 차리는 식당이 여럿 있다. 1인분 6,000원.


물치항 활어회


양양은 최북단 해안의 물치항에는 비교적 값도 싸고 정겨운 흥정까지 하면서 회를 뜨기에 좋은 횟집촌이 자리하고 있다. 회 값은 그날 어획량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3만 원 정도면 성인 3명 정도가 서운치 않게 맛볼 수 있다. 준호네횟집(033-671-0494)이 친절하고 맛있다.

>> 숙박


영랑호 주변에는 콘도인 영랑호리조트(033-633-0001)와 대호장(033-633-3405), 동수장(033-632-3678), 청명장(033-631-5663), 영랑호 동쪽의 장사항에 에이스모텔(033-636-3626)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울산바위가 눈앞에 펼쳐진 노학동에는 사조설악콘도(033-631-6931), 설악금호리조트(033-636-8000), 설악파인리조트(033-635-5800), 연호콘도(033-631-5000), 코레스코(033-635-8040), 현대훼미리타운(033-635-9090) 등 콘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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