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 정기모임에서
의외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학교 체육시간이 학생들의 신체활동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영국 페닌술라 의대 연구진이 플리머스 지역 학교 세 곳의 7~11세
아동 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였다.
선정된 세 학교 중 한 곳은 고급 사립학교로 일주일에
약 9.2시간을 체육과목에 배분하고 있었다. 나머지 시골학교와 도시학교의 학생들은 각각 일주일에 2.4시간, 1.7시간 체육활동을 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이 세 학교의 아동들에게 '활동계(ActiGraphs)'를 채워 일주일 단위로 네 번씩 신체 활동량과 강도를 측정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체육시간이 많은 사립학교 아이들의 신체 활동량이나 강도가 높게 나오리라는 예상과 달리 하루 평균 활동량은 전체적으로 비슷했던 것. 차이가 있다면 사립학교 아이들은 학교에 있는 오후 3시 이전 활동량이 눈에 띄게 많은 반면 다른 두 학교의 아이들은 방과 후 활동량이 확연히 늘었다는 것뿐이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생물통계학자 알리사 프레모어는 이에 대해 "신체의 적정 활동량은 일종의 '설정값'이 있어서 아동들은 그에 도달할 때까지는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던 아이들은 이미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으므로 집에 가서는 상대적으로 덜 움직이는 반면,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던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거나 스포츠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며 일정 수준의 활동량을 채운다는 것이다.
운동부족보다는 잘못된 식습관이 더 문제
흥미로운 결과는 또 있었다. 운동량이 평균치 이상인 아동들의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건강지표의 수치를 비교한 결과, 운동량이 같아도 수치는 제각각이었다. 즉, 활동량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많이 움직여도 건강에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말이다. 영국 엑세터 대학 연구에서도 8~10세 소년 47명을 대상으로 활동량과 건강지표(허리둘레, 유산소체력, 미세혈관 기능 등)를 비교한 결과, 활동량 상위 15% 안에 드는 그룹과 평균 그룹 사이에 큰 차이가 없게 나타난 바 있다.
활동량이 비슷한데도 건강지표가 제각각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두 대학의 연구진 모두 이를 '식이'의 차이로 결론 내렸다. 프레모어는 "이번 연구결과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수치는 운동량보다는 식이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체육시간 실험의 예에서 보듯 아이들에게 스포츠클럽에 억지로 들게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차라리 그 비용으로 학교 급식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결론지었다.
비만이 운동부족보다는 과식에서 온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실험결과는 지난 달 27일 뉴질랜드에서도 발표됐다. 오클랜드 테크놀로지 대학(AUT) 연구팀이 뉴질랜드와 미국, 네덜란드 등 3개국 2000명을 대상으로 하루 섭취열량과 체중을 조사한 결과, 뉴질랜드인과 미국인이 일일 권장량보다 350~500kcal를 초과 섭취해 평균 몸무게를 8kg가량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자들의 평균 활동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에 참가한 러시 교수는 "과도한 칼로리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하루 2시간 정도 걸어야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현대 사회에서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비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육체적인 활동보다 음식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다이어트와 헬스,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 호박의 효능 (0) | 2009.06.05 |
---|---|
지금까지 9kg 빠졌네요 6월 4일 식단표 (0) | 2009.06.04 |
살을 빼기위하여 단백질이 왜 필요한가 (0) | 2009.06.03 |
다이어트 식단 6월 3일 (0) | 2009.06.03 |
식용기름을 잘 사용하기 (0) | 2009.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