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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복희의 8괘로 만든 컴퓨터

오우정 2020. 11. 15. 07:08

태호복희의 8괘로 만든 컴퓨터

인류문명의 큰 시작

 컴퓨터, 휴대폰, 자동차, TV …. 이제는 단 며칠도 떨어질 수 없을 만큼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문명의 이기들. 그런데 서양과학의 눈부신 발전 덕분이라고 믿고있는 현대 문명의 시원이 사실은 동양에서 비롯되었음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근 빅뱅 우주론의 거장 스티븐 호킹은양자역학이 지금까지 해놓은 것은 동양철학의 기본 개념인 태극, 음양, 팔괘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한마디에 동양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음을 직감하였을 것이다. 

인류문명의 아버지, 태호복희씨

 태호복희씨는 5,700년 전 배달국의 5대 환웅인태우의환웅의 막내아들로서, 성은 풍씨(風氏)요 이름은 방아(方牙)이며, 호는 태호(太昊)로서크게 밝다는 뜻입니다.  

어느 날 삼신(三神)이 강령하는 꿈을 꾸고 백두산에 가서 천제를 지내고 내려오다가, 천하(天河, 송화강)에서 나온 용마(龍馬)의 등에 나타난 상()을 보고 하도와 팔괘를 처음 그려 역()의 창시자가 되었다.

복희씨 때 상과 수로써 상징되는 하도와 팔괘가 만고불변의 진리로서 세상에 드러나자, 역학의 도맥은 문왕, 주공, 공자를 거쳐 이어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손룡자, 추연 등을 거쳐서 음양오행의 변화원리로 체계화되고, 노자 열자 장자에 의해 논리를 넘어 우주신비경의 궁극을 설명하는 우화형식으로 발전하였다. 이로써 역()은 동양사상의 최고봉이자 문화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생활철학이 된 것이다. 

복희씨가 그린 하도를 간략히 살펴보면, ‘시간은 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로 흐르냐?’ 하는 사계절의 변화를 목화금수가 방위를 근거로 생하는 모습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림에서 수()가 성립하는 원리를 통해 시공간의 변화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데, 용마가 물에서 나왔듯이 ()의 시작도 북방에서부터 1이 생성되고 있다.  

본체 1은 남방 2로 분열하게 되는데, 1 2는 바로 통일과 분열의 수화(水火)운동을 대변하고 있다. 3은 분산작용으로 1에서 2로 발전하기 위한 협조자이고, 41의 통일작용을 도와준다.  

이와 같이 순환작용이 이루어지므로 1, 2, 3, 4의 서열이 정해지는 것이다. 5는 발전과 통일작용에서 일어나는 모순을 조절하는데, 생명과 정신을 묶는 5가 다시 1, 2, 3, 4와 어우러져 6, 7, 8, 9가 나오게 된다. 10 1+2+3+4의 합으로서 5가 스스로 변화한 것이다. 이처럼 하도에는 자연 그대로의 형상을 상수학으로 기본법칙을 세워 놓은 것이다  

이제 복희왕이 밝혀놓으신 역()의 원리가 인간생활 문화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고, 인류 문명사의 발전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 사례를 통해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수는 만물의 척도

 수학은 서구문명의 발전과정에서 문화적으로 중요한 힘이 되었다. 수학은 과학의 등대 역할을 수행하면서, 과학이 현 문명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도달하도록 끊임없이 도움을 주어왔다. 현대 과학은 수학 때문에 발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대수학의 발전에 초석을 다진 인물은 B.C. 532년경에 활동한 피타고라스이다.

에게해의 사모스섬에서 태어나 이집트에서 유학하는 동안 동양으로부터 전해진 낙서, 마방진 등의 지식을 얻게 되고, 이후 이탈리아 남부에 정착하게 된다.  

탈레스는 우주의 근본을 물(Water)이라 보았고, 데모크리토스는 원자(Atom)라고 본 데 반해, 피타고라스는 우주의 근본을 수(Number)라고 보았다. 그는 수, 수적 비례, 그리고 조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수는 만물의 척도이다.” 라고 하였으며, 사물은 수()들로 구성되어 있고 수()는 사물과 닮았으며 많은 경우 사물 자체라고도 했다.  

 

즉 수학의 원리야말로 만물의 원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수들은 직선과 곡선, 정지와 운동 같은 사물의 대립된 성격을 설명해 주는데, 심지어 추상적인 개념들마저 고유의 수를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가령 1은 사물의 기본이고, 최초의 짝수인 2는 여성의 수이며, 3은 최초의 홀수로서 남성을 상징한다. 2 3의 결합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습이기 때문에 5는 인간 그 자체라고 믿었다. 10은 우주가 수의 값으로 표현된완성수라고 한다.  

그 이유는 우주를 구성하는 네 가지 성분인 1, 2, 3, 4의 합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인데, 하도에서 10이 성립하는 이치와 같다. 특히 10만물의 주재자(the keyholder of all)’로 신성하게 여겨 10에 대한 거룩한 기도를 올릴 정도였다. 

역수(易數)는 미시와 거시를 포괄하고 있다. 1이 나누어져 2가 되고, 2가 나누어져 4가 되며, 4가 나누어져 8이 되고 …, 이렇게 극한으로 가면 무한대가 된다. 이것은 기하급수의 매크로 현상이다.  

반면 마이크로 현상은 1/2, 1/4, 1/8, 1/16 … 식으로 반씩 쪼개져 가면서 분할하게 되면 나중에는 사실상 0이 된다. 0에서 무한 사이, 즉 미시로부터 거시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두하나가 합해지면 둘이 되고, 둘이 나누어지면 하나가 된다는 법칙에 따르고 나아가 우주생성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피타고라스가만물은 무한한 것과 유한한 것이 종합하여 생성하는 것이니, 이것은 수의 홀수와 짝수가 결합하여 변화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라고 말한 것은, 앞서 언급한 역학에서 수()의 나누어지고 합해지는 분합(分合)현상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고대 서양에서도 수에 대해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상수원리와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방진의 비밀

 마방진은 낙서(洛書)로부터 유래하고 있다.

 

4천여년 전, () 임금이 치수공사를 하던 중에 물 속에서 나온 거북이 등에 있는 무늬를 보고 낙서를 그리게 되었다. 낙서의 수를 그대로 옮기면 3차 마방진이 되는데, 가로·세로·대각선의 합계가 모두 15가 된다 

그 후 사람들은 마방진의 부적같이 신비한 이미지에 매혹되었고, 인도·페르시아·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비밀스럽게 중동·유럽으로 전해졌다.  

마방진은 한마디로 숫자 속에 숨겨진 우주의 질서를 의미한다. 내부의 숫자들이 제멋대로 존재하지 않듯, 백사장의 모래알이라든지 이른 새벽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혹은 숲속의 이름 모를 잡초라 할지라도 마방진의 숫자처럼 제 위치에서 전체 조건 값에 참여하면서 질서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수학자들도 수 천년 동안 숫자의 합이 일정한 마방진에 관심을 가졌으면서도 명쾌한 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신비한 성질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인지 실체가 무엇인지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비록 서양의 수학이 동양의 상수원리에 일관된 뿌리를 두고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부분 수학의 기본개념이 역학의 상수원리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령 팔괘의 행렬은 선형방정식의 해법이고, 그 순열조합은 확률론과 게임이론의 기초가 되고 있다.  

아무튼 복잡한 수식을 떠나 수학은 인류문명사를 통해 예술·철학·종교·사회·과학에 개입하면서, 문화의 다른 부분들과 연결되어 살아있는 귀중한 사고 덩어리를 형성한 것은 분명한다. 무엇보다 현대 서구 문명의 형성자 노릇을 아낌없이 실천하였던 것이다.  

팔괘에서 시작된 이진법의 원리

 20세기 최대의 발명품은 과연 무엇일까?

 비행기, 핵폭탄, 텔레비전, 장기이식, 유전자 복제 등 일일이 열거하는 것은 벅찬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대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컴퓨터의 발명이야말로 빠뜨릴 수 없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오늘날의 컴퓨터는 이진법의 계산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그 이진법에 관한 생각은 주역의 64괘 표기법과 무관하지 않는다. 

서양에서 이진법은 17세기초에 고안되어 나왔는데, 이원론에 심취해 있던 독일의 철학자 라이프니츠가 주역 이론에 이진법이 함축되어 있는 것을 보고 체계를 정립시킨 것이다.  
그는 베이징에 있는 프랑스 전도사 부베와 편지를 교환하면서 주역을 배우고 괘상(卦象)을 스스로 연구하였다. 그는 한문으로 쓰여진 주역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마테오 리치를 비롯한 동양을 다녀온 신부들의 보고서를 입수하여 주역을 공부하였다.

그 무렵 1701년 부베가 라이프니츠에게복희 64괘 차서도복희 64괘 방위도를 보내왔다. 그는 이 도표를 받고 팔괘의 배열이 인류역사상 수학의이진법원리를 제일 먼저 나타낸 것이라는 발견에 대해 더욱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1709년에 복희팔괘와 함께 이진수를 나타낸 분석표를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면서, 주역은 모든 과학의 열쇠이다.” 라는 부베 신부의 신념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복희팔괘는 세 개의 효()를 이용하여건태리진손감간곤라는 여덟 개의 괘상를 표시하고 있다. 라이프니츠는 양(1) 1, (0) 0으로 생각하고 고쳐 쓰게 되는데, 팔괘를 이진수로 나타내면 111, 110, 101, 100, 011, 010, 001, 000과 같다.  

이후 부호논리학의 대가가 되면서나의 불가사의한 이진법의 새로운 발견은 5천여 년 전 고대 동양의 복희왕이 발견한 철학서이며 문학서인 주역의 원리에서 나온 것이다.” 라고 고백하게 된다.

 

 

컴퓨터는 0 1계산하는 사람

 18세기 라이프니츠가 세상의 언어 표현을 몇 가지 간단한 기호 속에 모두 담으려는 꿈을 힐베르트, 괴델, 튜링으로 이어지는 수학자들이 실현하려고 애썼고, 그 과정에서 튜링이 최초의 컴퓨터를 발명할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computer)라는 단어에는 인간의 사고를 기계화하려는 소망이 담겨있는데계산하는 사람을 의미하고 있다.

영국의 수학자앨런 튜링 27세인 1938년에 이진법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튜링 기계를 세상에 소개하면서 현대 디지털 컴퓨터의 추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 또한 튜링은 1943 12, 콜로서스(Colossus)라는 세계 최초의 전기로 동작하는 연산 컴퓨터를 만들어 독일군의 무적 암호 에니그마(Enigma)를 해독했다.

 

 

 

 

 

이는 최초의 컴퓨터로 알려진 미국의 에니악(ENIAC)보다 2년이나 빠른 것이다. 그후 튜링의 아이디어는 1951폰 노이만에 의해 현대 컴퓨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박(EDVAC)이 만들어졌고, 과학자들은 수많은 계산 방식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디지털 컴퓨터의 핵심에 접근하게 된다. 

 

이처럼 음양은 이진법을 낳고 이진법을 응용한 사칙연산 계산기는 컴퓨터로 이어지고 있다. 세상 모든 만물에 수를 대응시켜서 짝수와 홀수로 분류하여 0 1로 표시한 것은, 주역에서 만물을 음과 양으로 분류시킨 것과 동일한다.  

0이 곧 무극이며 1이 곧 태극입니다. 그리고 하나에서 많음으로 많음에서 하나로 귀착시키는 논리의 과정은 전체에서 부분에 이르기까지 질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팔괘의 원리가 낳은 디지털 혁명

장재혁(한국전자통신 연구원 / 태전 과기원)

태극과 팔괘의 만남

광활한 대우주는 정보의 바다이며, ()의 바람을 타고 넘실거리는 파도의 춤사위와도 같다. 위아래로 출렁이는 바닷물의 물방울이 정보라면, 앞으로 달려드는 파문의 퍼짐은 메시지의 전달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컴퓨터를 비롯한 디지털이 발휘하는 다채로운 능력의 근본적인 실체는 0 1이라는 정보를 나타내는 비트입니다. 이를 두고 증산도 종정님께서는디지털 문명은 0무극과 1태극의 문명이다.” 라고 정의하여 주셨다.

앞서 <팔괘에서 시작된 이진법의 원리>에서 살펴보았듯이, 현대문명의 밑거름에는 이진법의 발견이 있었고, 그것은 동양의 역()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동방 배달국의 복희씨가 내놓으신 팔괘는 정보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데, 공간의 방위와 효의 상하가 구분되는 불연속이며, 음양(0·1)이라는 비트를 이용한 디지털 방식의 표현입니다. 반면 태극의 음양은 존재하는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간의 순환과 연속성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은 불연속의 가상세계

 앞으로 열릴 후천문명의 가교로서 디지털 혁명이 가지는 의미를 짚어보기 전에 먼저 디지털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아날로그는닮음, 비유라는 뜻의 라틴어 아날로기아(analogia)에서 나왔다. 즉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인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흐름과도 같다.

디지털은숫자, 손가락이라는 뜻의 라틴어 디지트(digit)에서 온 말입니다. 물건을 세기 위한 손가락이 숫자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고, 1·2·3과 같이 분명히 셀 수 있는 모자이크 구조이다.

예를 들어 곡선그래프는 돌멩이를 고요한 호수에 던졌을 때 파문이 퍼지는 형태로 우리가 경험하는 연속성의 세계입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 진행하는 아날로그입니다. 그러나 디지털은 어떤 경계를 기준으로 파도의 높낮이를 수치로 바꾸는 것이다. 즉 곡선을 포함한 모든 사물을 0 1로 환원시켜버리는 불연속의 세계이다.  

울긋불긋 가을 단풍의 향연으로 황홀경에 빠져있을 때, 분명 우리의 눈은 연속된 빛의 스펙트럼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빛은 파장인 동시에 입자로 되어 있으며, 아날로그도 결국 디지털의 거대한 연속된 집합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눈의 망막에 들어오는 가시광선은 아날로그 신호이지만, 곧 망막의 1억 화소나 되는 시세포에 의해 디지털 신호로 바뀌고, 대뇌의 시각령에 의해 고도의 추상화된 시각정보로 지각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시간도 연속적으로 흐르고 공간도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여기서는 갑자기 검정에서 흰색으로 바뀌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미시의 단계에서는 사물이 불연속적으로 변화한다. 가령 현실 세계에서는 야구공을 벽에 던지면 퉁겨 나온다. 그러나 전자를 벽에 던지면 퉁겨 나올 수도 있고, 벽을 그냥 통과하여 반대쪽으로 나올 수도 있다. 디지털 세계처럼 관찰되는 결과는 언제나 0 또는 1이 되는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안고 있던 아기가 돼지로 변하는 황당한 일도 겪게되고 전혀 반대되는 일들이 얽히는 것도 가능하게 한다.

밝은 세상을 여는 디지털 혁명

 그러면 디지털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을까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간의 언어와 숫자도 하나의 부호화된 정보입니다. 사람들끼리 서로 대화를 못하고 경제 활동을 하는 셈을 할 수 없다면 참으로 답답할 것이다.  

 

그리고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자주 접하는 바코드는 주역의 괘를 전환한 그림입니다. 빨간 레이저 빛을 쏘일 때 빛이 반사하면 1, 흡수하면 0으로 코드화 되어 판매 즉시 각종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집계하여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준다.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정품인증, 신용카드 앞면의 은빛 그림 등에 적용되는 홀로그램 역시 3차원 입체정보를 디지털화 한 것이다.  

디지털을 사용하면 사물의 구분을 명확하게 할 수 있고, 부분들의 관계가 새로운 통합성을 발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에도 한계는 있다.  

최근 아날로그 음악이 자연의 소리에 가깝다고도 하고, 디지털 음악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은 관념의 산물이고 0 1이 있을 뿐이라서, 끊임없이 흐르는 경험과 의식을 온전히 나타내지 못하고 항상 <간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아무리 해상도를 높이고 간격을 줄인다 하더라도 바뀔 수 없는 디지털의 본질인 것이다. 

좀더 깊이를 더하면, 양자역학의 대가 훨러는존재는 비트에서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이는 비트라는 무극과 태극을 바탕으로 만물의 존재가 일어난다는 우주에 대한 은유적인 표현이다. 뒤집어서 말하면 라디오나 TV의 신호를 옮기는 전파, 노트에 적은 글자,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이라 할지라도 0 1로 재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숫자는/아니오의 대답이나, 동전 던지기에서 나오는앞면/뒷면의 기록과 같은 둘 중에 하나의 선택을 나타냅니다. 마치 용광로에 각종 형태의 고철들이 들어갔다가 전혀 다른 형태로 탈바꿈되어 나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디지털 세상을 설명하는 화두는 비트이며, 그것의 역할은 신속 정확한 정보의 전달인 것이다. 비트는 생명체에서 디지털 패턴을 이용하여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DNA와 같다. 유전자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수이기 때문에 모호한 아날로그 방식으로는 종의 보존이 불가능하며, 다만 정보를 담는 그릇에 해당하는 세포는 아날로그 형식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디지털 혁명은 문명의 전반에 걸쳐서 사물의 명확한 이치를 규명하고 밝은 생활을 이끌고 있으며,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의문을 푸는 하나의 열쇠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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