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테슬라 모델 X, 할머니도 3.2초면 100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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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차가 비싸다고? 같은 가격에 이런 차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 단 한 곳도 없다”. 테슬라 직원 오 모 씨가 오토헤럴드에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모델 X 출시 이후 국내 소비자들에게 일부 잘 못 알려진 사실과 오해들을 풀기 위해서다.
최근 출시한 모델 X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들이 입을 모아 “비싸다”고 하는 지적에 차량 특성과 시장 상황을 알면 테슬라 모델 X는 절대 비싸지 않을 뿐 아니라 가장 합리적이고 또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이글의 핵심이다.
모델 X의 풀옵션 버전 가격은 14만2000 달러(약 1억7000만 원), 기본 버전도 아직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9만3000 달러(약 1억1천만 원)로 예상되고 있어 경쟁사 고급 SUV보다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싸다.
오 모 씨는 “댓글에서 많은 분이 이 돈이면 다를 차를 사겠다고 한 것은 모델 X를 잘 모르거나 가치관의 차이 때문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그는 “디자인을 얘기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모델 X의 성능과 진가를 알게 되면 충분하게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 X가 비싸다는 지적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가 쉽도록 그의 해명을 토대로 문답식으로 풀어봤다.
문) 일반 SUV와 뭐가 다른가
오) 대부분의 7인승 SUV 3열은 짐칸이다. 사람이 타고 내리거나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 사실 아니다. 모델 X는 그 이상의 짐을 가득 싣고도 7명이 편하게 탈 수 있다. 7인승 SUV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타고 내리고 타고 있기에도 충분한 공간과 편의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출시 영상을 보면 무대에 오른 모델X에서는 테슬라 창업 멤버이자 현 CTO(최고기술경영자)인 JB 스타라우벨이 직접 차를 몰고 와 여행 가방 8개, 쇼핑백 2개, 쌍둥이용 유모차를 그리고 그의 아이들까지 6명이 차에서 내린다>
엄청난 수납공간은 이 차가 내연기관 대신 모터로 움직이면서 엔진룸과 러기지룸 공간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어 확보됐다. 각각의 시트는 비행기 좌석처럼 독립식으로 조절되고 개방감도 뛰어나 모델 X를 한번 타 보면 다른 차는 답답해서 쉽게 타기가 어려울 것이다.
문) 개방감이 어느 정도기에
오) 모델 X는 앞유리가 뒤 문(중간열)까지 연결돼 있어서 마치 전투기 조종석 같다. < 전면 유리가 측면기둥 프레임까지 덮고 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은 물론이고 2열과 3열에서도 전방 시야가 확보되기 때문에 한 번 타보면 다른 차들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 자동항법 장치는 무엇인가
오) 현재 베타버전을 테스트 중이다. 아마 곧 일반 사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물론 무료고 사용자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이 끝나면 차 안에서 내려받아 설치를 하면 끝난다.
<테슬라의 자동항법장치는 레이저 및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이용한 자율주행을 의미한다. 목적지를 입력하면 주변 교통상황을 파악해 주행 경로와 속도 등이 설정되고 차량 스스로 안전하게 주행하는 장치다>
문)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일반 전기차의 3배다. 400km까지 달릴 수 있고 앞으로 몇 마일을 더 갈 수 있는지 정확한 잔여 거리 정보가 표시된다. 일반적인 전기차들은 현재 배터리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지 판단해 주지 못한다.
테슬라 모델들은 배터리의 잔량과 목적지까지의 거리, 교통 상황 등을 정확하게 판단해 이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배터리는 고속충전 기술로 4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모델S와 모델 X에는 테슬라가 요금을 부담하는 인터넷이 달려 있다. 이 인터넷을 통해서 테슬라가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면 스마트폰처럼 업데이트되고 자동차에 발생한 문제를 서비스센터가 감지하고 또 고장 내용도 운전자가 정확하게 파악을 할 수 있다.
문) 스포츠카인가?
0 to 60mph가 모델 X는 3.2초, 3.8초, 4.8초다. 포르셰나 람보르기니가 2.2초, 2.4초인데 무슨 자랑을 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포르쉐나 람보르기니를 타고 웬만한 일반 사용자가 4초 안에 60mph를 내기는 불가능하다. 2.2초는 숙련된 운전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확한 타이밍에 기어변경을 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라 기어가 없다. 할머니들도 가속페달을 그냥 바닥까지 밟으면 아주 조용한 상태에서 3.2초가 나올 수 있다.
문) 가격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전기차라는 것,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1년에 두 번씩 업그레이드되면서 새로운 기술들을 계속 경험한다는 것, 자동항법장치 (autopilot)를 최초로 탑재한다는 것, 아무나 최고 순간 가속력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테슬라의 최대 강점이다.
이런 점을 모르면 디자인도 좋지 않은 차로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회사들이 곧 테슬라를 따라잡을 것 같다고? 전기차의 생명은 배터리다.
가장 큰 배터리 회사인 파나소닉도 모자라 기가팩토리라는 배터리 회사를 직접 세웠다. 어떤 자동차 회사도 90kWh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1만 8650개의 배터리를 과연 저 가격에 맞출 수 없다. 따라서 테슬라 전기차 독점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수소연료나 다른 쪽으로 개발된다면 모를까.
<한편 모델 X는 팰컨 윙 2열 도어, 자동 전개되는 리어스포일러, 완벽한 공기정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바이오 웨폰 디펜스 모드, 각각의 좌석에 4개의 래치가 설치된 차일드 시트가 적용됐다. 모델X가 가격과 디자인, 독특한 상품 구성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외계인이 만든 차라는 신선을 받고는 있지만 벌써 6대가 팔렸고 지금 주문을 하면 내년 여름에나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주문이 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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