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라텍서 '원나잇 파트너' 찜…방치된 노인의 性
- 한국경제
뉴스 인사이드 - 경찰팀 리포트
실버 '킨제이보고서'…종묘광장공원의 은근한 거래
나이트클럽 뺨치는 콜라텍
한낮에도 수십쌍 댄스파티…눈 맞으면 여관촌으로 사라져
'박카스 아줌마' 기승
종묘광장 주변에만 150여명…가짜 비아그라 등 팔기도
성욕만 채우는 건 아니다
"대화상대 해줘 고마울 때도" 노인 위한 성상담소 필요
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근처 한 성인 콜라텍. 이곳에 들어서자 330.57㎡(100평) 정도 크기의 홀에 60~70대로 보이는 남녀가 음악에 맞춰 블루스와 탱고를 추고 있었다. 한낮인데도 수백명의 장년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이들 사이로 '부킹' 명찰을 단 노인이 바쁘게 오가며 만남을 주선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손님도, '웨이터'도 모두 고령자였다. 마음에 드는 짝을 찾은 노인들은 휴대폰 번호를 즉석에서 주고받는가 싶더니 이내 손을 잡고 콜라텍을 나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같은 날 오후 서울 훈정동 종묘광장공원. 삼삼오오 모여 있는 60대 중후반의 젊은 노인에게 40~50대 중년 여성 둘이 접근했다. 원색 옷차림에 음료수를 든 여성들은 노인과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더니 공원을 나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옛 피카디리극장 옆 여관촌(村)으로 사라졌다.
노년에 접어들며 성적 욕망이 자연 소멸된 '미라형 인간'으로 여겨졌던 65세 이상 노인들의 성(性)문화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은 성생활을 계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팀 취재 결과 노인들의 성문화는 철저한 사회적 무관심 속에 심각하게 왜곡돼 있었다. 이혼이나 사별에 성에 대한 인식도 떨어져 이들은 도심 공원에서 만난 여성들과 안전 장치 없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기도 하고, 성인 콜라텍을 드나들며 하룻밤 파트너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가짜 비아그라도 선뜻 구매
성관계를 전제로 노인들이 만나는 상대는 크게 두 부류다. '서민 노인'들에게는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중년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박카스 등 드링크제를 들고 도심 공원에 모여 있는 노인들에게 접근해 불법 성매매를 일삼는다. 연령대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조선족과 심지어 지적장애인도 더러 있다.
대부분 원색 외투에 모자와 스카프로 멋을 내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닌다. 경찰이 추산하는 종로3가역과 종묘광장공원 주변의 박카스 아줌마는 150여명. 이곳 공원에서 만난 최모씨(76)는 "박카스 아줌마는 이곳 노인들에겐 이미 익숙한 존재"라고 했다.
이들의 가방 속에는 박카스 등 드링크제와 커피, 소주 등이 들어 있다. 이들이 파는 음료수 가격은 1000~5000원. 여기에 노인들은 성관계를 맺기 위해 가짜 비아그라와 검증되지 않은 발기부전 치료제 등 불법 성인 용품에도 손대는 상황이다. 박카스 아줌마가 시중에서 구입한 가짜 비아그라는 노인들에게 한 알에 5000원씩 팔린다.
노인이 이들에게 음료나 술을 사면 성매매 의사가 있다는 암묵적 합의다. 성매매 비용은 5000~5만원. '거래'는 종로2가에서 종로4가로 이어지는 큰 길 뒤쪽, 돈의동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쪽방과 여관에서 주로 이뤄진다. 돈의동의 한 70대 노인은 "아줌마들이 쓰는 쪽방은 한 시간당 5000~1만원을 받는데, 둘이 눕기도 비좁다"고 전했다.
◆노인 전용 만남의 공간, 성인 콜라텍
사교성이 뛰어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은 성인 콜라텍에서 짝을 찾는다. 20대가 찾는 홍대 클럽과 30~40대가 드나드는 나이트클럽처럼 콜라텍에서 부킹을 통해 애인을 사귀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취미나 성격이 맞으면 여행도 함께 가고 취미 생활도 같이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만끽하는 커플도 종종 있다.
종로3가역 근처 옛 피카디리 극장 주변과 탑골공원 뒤쪽 성인 콜라텍이 주무대다. 이곳은 점심 시간이 지나면 늘 중년 여성들과 어울리는 노인들로 북적인다. 낙원상가 주변 A콜라텍 앞에서 노점을 하는 성모씨(45)는 "평일에도 60~70대 남녀 수십 쌍이 여기 콜라텍을 드나든다"며 "야한 농담이나 낯부끄러운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들이 콜라텍에서 만나는 여성들 중에도 박카스 아줌마가 적지 않다. 여유 있는 노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은 여러 명의 노인을 단골로 두고 함께 콜라텍을 드나들며 데이트를 한다. 종묘광장공원에서 만난 최모씨(76)는 "마음에 드는 아줌마를 만나면 오랫동안 연락하면서 콜라텍이나 온천에 가는 노인들이 꽤 있다"며 "지하철 요금이 공짜라 단돈 몇만원만 있으면 전철 타고 온양온천에 가서 하루종일 놀다 올 수 있다"고 했다.
많은 노인들은 성적 욕구를 채우기보다 대화할 사람을 만나려고 콜라텍에 온다고 했다. A콜라텍에서 만난 한 60대는 "심심하고 외로워 1주일에 서너 번 나오는데, (박카스 아줌마인 줄 알면서도) 상대해주는 게 그저 고맙다"며 "사람 만나는 데 4만~5만원은 비싼 돈도 아니다"고 했다. 아들 부부와 함께 산다는 김모씨(71)는 "맞벌이하는 아들 내외가 출근하고 손자들까지 학교에 가고 나면 하루종일 혼자 있는 게 싫어 매일같이 공원에 나왔다가 콜라텍에 들른다"고 털어놨다.
◆3명 중 1명 성병… '실버' 성 상담소 절실
그러나 불법 성매매에 대한 대가는 혹독하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65세 이상 남녀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생활 실태 조사 결과, '성생활을 한다'고 답한 노인 중 3분의 1은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인 3명 중 1명은 성매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성매매 시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가 2007년 4만2000건에서 2009년 6만4000건으로 2년 새 43% 급증했다. 종묘광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지만 쪽방촌을 찾는 노인과 박카스 아줌마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종로3가역 근처 한 비뇨기과 원장은 "성병은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종묘광장공원 일대 좌판에서나 박카스 아줌마들이 파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잘못 먹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원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경찰과 종로구는 2000년대 초 대대적인 박카스 아줌마 단속에 나섰지만,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 행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종묘광장관리사무소의 불법 성매매 적발 건수도 2009년 34건, 2010년 54건, 2011년 132건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도 많은 박카스 아줌마들은 다른 직업을 찾기 힘들어 단속에 쫓기면서도 끊임없이 공원에 나온다"며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박카스 아줌마는 노인들의 성문제가 음성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청소년을 위한 성 상담소처럼 '100세 시대'에 더 이상 노인이 아닌 이들을 위한 실버 성 상담소를 세워, 노인들이 성적 욕망을 스스로 감추거나 터부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실버 '킨제이보고서'…종묘광장공원의 은근한 거래
나이트클럽 뺨치는 콜라텍
한낮에도 수십쌍 댄스파티…눈 맞으면 여관촌으로 사라져
'박카스 아줌마' 기승
종묘광장 주변에만 150여명…가짜 비아그라 등 팔기도
성욕만 채우는 건 아니다
"대화상대 해줘 고마울 때도" 노인 위한 성상담소 필요
지난 11일 오후 3시,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근처 한 성인 콜라텍. 이곳에 들어서자 330.57㎡(100평) 정도 크기의 홀에 60~70대로 보이는 남녀가 음악에 맞춰 블루스와 탱고를 추고 있었다. 한낮인데도 수백명의 장년 손님들로 가득 찼다. 이들 사이로 '부킹' 명찰을 단 노인이 바쁘게 오가며 만남을 주선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손님도, '웨이터'도 모두 고령자였다. 마음에 드는 짝을 찾은 노인들은 휴대폰 번호를 즉석에서 주고받는가 싶더니 이내 손을 잡고 콜라텍을 나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노년에 접어들며 성적 욕망이 자연 소멸된 '미라형 인간'으로 여겨졌던 65세 이상 노인들의 성(性)문화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7명은 성생활을 계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찰팀 취재 결과 노인들의 성문화는 철저한 사회적 무관심 속에 심각하게 왜곡돼 있었다. 이혼이나 사별에 성에 대한 인식도 떨어져 이들은 도심 공원에서 만난 여성들과 안전 장치 없이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기도 하고, 성인 콜라텍을 드나들며 하룻밤 파트너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가짜 비아그라도 선뜻 구매
성관계를 전제로 노인들이 만나는 상대는 크게 두 부류다. '서민 노인'들에게는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중년 여성들이 있다. 이들은 박카스 등 드링크제를 들고 도심 공원에 모여 있는 노인들에게 접근해 불법 성매매를 일삼는다. 연령대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조선족과 심지어 지적장애인도 더러 있다.
대부분 원색 외투에 모자와 스카프로 멋을 내고, 큰 가방을 메고 다닌다. 경찰이 추산하는 종로3가역과 종묘광장공원 주변의 박카스 아줌마는 150여명. 이곳 공원에서 만난 최모씨(76)는 "박카스 아줌마는 이곳 노인들에겐 이미 익숙한 존재"라고 했다.
이들의 가방 속에는 박카스 등 드링크제와 커피, 소주 등이 들어 있다. 이들이 파는 음료수 가격은 1000~5000원. 여기에 노인들은 성관계를 맺기 위해 가짜 비아그라와 검증되지 않은 발기부전 치료제 등 불법 성인 용품에도 손대는 상황이다. 박카스 아줌마가 시중에서 구입한 가짜 비아그라는 노인들에게 한 알에 5000원씩 팔린다.
노인이 이들에게 음료나 술을 사면 성매매 의사가 있다는 암묵적 합의다. 성매매 비용은 5000~5만원. '거래'는 종로2가에서 종로4가로 이어지는 큰 길 뒤쪽, 돈의동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쪽방과 여관에서 주로 이뤄진다. 돈의동의 한 70대 노인은 "아줌마들이 쓰는 쪽방은 한 시간당 5000~1만원을 받는데, 둘이 눕기도 비좁다"고 전했다.
◆노인 전용 만남의 공간, 성인 콜라텍
사교성이 뛰어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은 성인 콜라텍에서 짝을 찾는다. 20대가 찾는 홍대 클럽과 30~40대가 드나드는 나이트클럽처럼 콜라텍에서 부킹을 통해 애인을 사귀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취미나 성격이 맞으면 여행도 함께 가고 취미 생활도 같이하면서 제2의 인생을 만끽하는 커플도 종종 있다.
종로3가역 근처 옛 피카디리 극장 주변과 탑골공원 뒤쪽 성인 콜라텍이 주무대다. 이곳은 점심 시간이 지나면 늘 중년 여성들과 어울리는 노인들로 북적인다. 낙원상가 주변 A콜라텍 앞에서 노점을 하는 성모씨(45)는 "평일에도 60~70대 남녀 수십 쌍이 여기 콜라텍을 드나든다"며 "야한 농담이나 낯부끄러운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고 했다.
노인들이 콜라텍에서 만나는 여성들 중에도 박카스 아줌마가 적지 않다. 여유 있는 노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들은 여러 명의 노인을 단골로 두고 함께 콜라텍을 드나들며 데이트를 한다. 종묘광장공원에서 만난 최모씨(76)는 "마음에 드는 아줌마를 만나면 오랫동안 연락하면서 콜라텍이나 온천에 가는 노인들이 꽤 있다"며 "지하철 요금이 공짜라 단돈 몇만원만 있으면 전철 타고 온양온천에 가서 하루종일 놀다 올 수 있다"고 했다.
많은 노인들은 성적 욕구를 채우기보다 대화할 사람을 만나려고 콜라텍에 온다고 했다. A콜라텍에서 만난 한 60대는 "심심하고 외로워 1주일에 서너 번 나오는데, (박카스 아줌마인 줄 알면서도) 상대해주는 게 그저 고맙다"며 "사람 만나는 데 4만~5만원은 비싼 돈도 아니다"고 했다. 아들 부부와 함께 산다는 김모씨(71)는 "맞벌이하는 아들 내외가 출근하고 손자들까지 학교에 가고 나면 하루종일 혼자 있는 게 싫어 매일같이 공원에 나왔다가 콜라텍에 들른다"고 털어놨다.
◆3명 중 1명 성병… '실버' 성 상담소 절실
그러나 불법 성매매에 대한 대가는 혹독하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65세 이상 남녀 노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생활 실태 조사 결과, '성생활을 한다'고 답한 노인 중 3분의 1은 성병에 걸린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인 3명 중 1명은 성매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성매매 시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65세 이상 노인 환자가 2007년 4만2000건에서 2009년 6만4000건으로 2년 새 43% 급증했다. 종묘광장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엔 많이 달라졌다지만 쪽방촌을 찾는 노인과 박카스 아줌마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짝퉁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노인도 늘고 있다. 종로3가역 근처 한 비뇨기과 원장은 "성병은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종묘광장공원 일대 좌판에서나 박카스 아줌마들이 파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잘못 먹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원에서 공공연히 일어나는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경찰과 종로구는 2000년대 초 대대적인 박카스 아줌마 단속에 나섰지만, 노인들의 불법 성매매 행태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종묘광장관리사무소의 불법 성매매 적발 건수도 2009년 34건, 2010년 54건, 2011년 132건으로 줄어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나이도 많은 박카스 아줌마들은 다른 직업을 찾기 힘들어 단속에 쫓기면서도 끊임없이 공원에 나온다"며 "단속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박카스 아줌마는 노인들의 성문제가 음성적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청소년을 위한 성 상담소처럼 '100세 시대'에 더 이상 노인이 아닌 이들을 위한 실버 성 상담소를 세워, 노인들이 성적 욕망을 스스로 감추거나 터부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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