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막걸리,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

오우정 2010. 3. 15. 22:03

건강술이라더니…” 막걸리,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인 막걸리가 유해성 논란에 휩싸였다. 단맛을 내기 위한 막걸리에 첨가하는 '아스파탐'의 유해성 시비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 국내에서 제조되는 막걸리의 99% 이상이 화학첨가물인 아스파탐을 사용 중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라면의 MSG(L-글루타민산나트륨)에 이어 이번엔 막걸리 아스파탐 논란이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아스파탐은 일본의 아지노모토가 지난 1982년 개발한 인공 감미료로,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내는 합성 첨가물이다. 이 같은 강력한 단맛 때문에 값비싼 설탕 대신 주류를 비롯해 인스턴트커피나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 식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아스파탐이 두통, 근육경련, 불면증부터 뇌종양, 알츠하이머 등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쏟아지면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더욱이 아스파탐은 소량 섭취했을 경우에만 안전성이 입증될 뿐, 장기 복용에 따른 위험성은 확인된 바 없어 경계해야 할 첨가물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자 진로와 롯데주류 등 일부 주류업체는 국내에 아스파탐 첨가물에 대한 사용 규제가 없음에도 자발적으로 아스파탐 사용을 중단했다.

진로의 한 관계자는 "소주의 쓴맛을 없애기 위해 아스파탐을 사용해왔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혼탁해지고 침전물이 생기는 등 문제가 많아 아스파탐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걸리업계는 아스파탐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 불만을 낳고 있다. 회사원 백정민(43) 씨는 "결국 막걸리 맛이 인공 첨가물에 의한 맛이었던 셈"이라면서 "건강에 좋은 웰빙주라더니, 속은 듯한 느낌"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효소가 살아 있어 건강에 좋다는 국순당 '생막걸리'(750㎖)의 경우 아스파탐이 0.009%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다른 업체의 막걸리제품도 0.01% 안팎의 아스파탐을 넣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A막걸리 한 관계자는 "식품공전에 나온 합법적인 첨가물일 뿐 아니라 소량을 쓰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B업체의 관계자는 "생막걸리의 경우 효소가 살아 있어 쉽게 상할 수밖에 없다"면서 "단맛을 내는 아스파탐을 넣어야 유통기한을 그나마 늘릴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스파탐 유해성이 논란을 빚으면서 일부 막걸리업체를 중심으로 첨가물 교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걸리업체인 C사 관계자는 "막걸리 열풍이 분 게 불과 1~2년 사이"라면서 "막걸리는 인기도 없고 영세 업자가 생산했기 때문에 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 관심이 부족했다. 차차 공론화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실제 배상면주가는 아스파탐 없이도 맛과 유통기한을 유지할 수 있는 막걸리 제조기술을 연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수입 쌀이 아닌 국내 쌀을 통해 막걸리의 쓴맛은 줄이고, 질소 충전 방식으로 무(無)아스파탐 생막걸리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