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기행

안동 헛제사밥

오우정 2010. 2. 20. 05:05

맛있는 안동 헛제사밥




안동은 의외로 고유의 먹거리가 무궁무진한 맛의 고장이다.
흔히들 전라도 음식에 비해 경상도 음식은 짜고 맵기만 하여 한 수 아래로 치는데, 안동은
경상도 치고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음식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헛제사밥은 그 유래가 제사 음식이기 때문에, 음복상에서의 모습 그대로이다.
제사에 사용되는, 각종 나물(고사리,도라지,무,콩나물,시금치,가지,토란 등) 한 대접과
각종 전(煎,명태전,두부전 등)과 적(炙,어물과 육류를 꼬지에 끼워 익혀낸 산적)이 한 접시 나온다.
또 탕(湯-주로 쇠고기에 무와 두부가 들어간 육탕)과 깨소금 간장 종지 그리고 밥 한 그릇이 나온다.

이렇게 설명하니 무슨 비빔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혹자는 경상도식 비빔밥이라고 하면 알아듣기 편하고, 종교적·문화적 이질감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헛제사밥은 헛투로 만든 제사 음식이다. 악의 없는 거짓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적·문화적 이질감이 없이 편하게 유교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각종 나물이 곁들여져 있는 산나물 한 사발과 어물과 육류를 싸리로 만든 꽂이에 끼워
익혀낸 산적이 나온다. 또 고기와 무를 넣어 만든 탕국이 나오는데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며,
짜거나 맵지 않아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방에 따라 제사음식도 조금씩 다른데
특히 상어와 고등어로 만드는 산적은 약간 삭힌 듯한 것이 내륙지방 특유의 맛을 낸다.





헛제사밥의 가장 중요한 설명은 먹는 법이다.
고추장을 넣지 않고, 깨소금 간장으로 간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제사밥이니까 당연히 그러해야하고 제 맛이 난다.
특히 상어와 고등어, 쇠고기 산적이 별미이며, 오래 끓인 탕은 맛이 담백하고 깊어
제사 음식의 고유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제사가 끝나면 참석하였던 사람들이 둘러앉아 제상에 올랐던 음식을 나누어 먹는데
이를 음복(飮福)이라 하고 음복상에 비빔밥처럼 나오는 것을 제사밥이라 하는데
조상에게 제사지내지 않고 상위에 올려진 까닭에 헛제사밥이란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헛제사밥은 제사상의 음복을 축소한 것으로 유교(儒敎)의 고장
안동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향토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