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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벤츠다..카리스마 넘치는 ML350

오우정 2010. 2. 4. 07:16

벤츠는 벤츠다..카리스마 넘치는 ML350


 

[머니투데이 김용관기자]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자동차 메이커답게 항상 시대를 선도해온 메르세데스-벤츠. 최근 들어 예전보다 조금 빛바랜 느낌도 들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여전히 보는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카리스마를 갖고 있다.

벤츠가 만든 2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ML350을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큼지만한 '3포인티드 스타(삼각별)' 엠블렘만 눈에 들어왔다. 삼각별은 그 자체로 벤츠의 전통과 권위와 자부심을 상징하며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번에 시승한 ML350은 전세계적으로 65만대 가량의 판매 기록을 세우며 최고급 SUV 모델로 사랑받았던 M-클래스의 신형 모델.

외형은 박스형의 1세대 M클래스에 비해 날렵해졌다고나 할까. 기존 모델에 비해 높이(1810mm)는 240mm 낮춘 반면 길이(4790mm)와 너비(1910mm)를 각각 150mm, 60mm 늘려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화려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19인치 광폭 타이어 덕분에 스포티한 분위기도 물씬 풍긴다. 우아하게 흐르는 곡선미와 근육질 라인으로 강조된 옆 라인은 도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전석에 앉자 가죽과 알티코(벨벳 느낌의 가죽)를 혼합한 시트가 온몸을 꽉 조여준다. 어깨에서 허리까지 지지해주는 사이드 시트 덕분. 전동식 시트 이동 장치를 위로 올리자 시야가 크게 넓어졌다.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 거리가 기존 모델에 비해 15mm나 늘어난 880mm에 달해 좌석공간이 상당히 넓다. 또 차체 바닥을 낮춰 타고내릴 때 SUV의 불편함을 줄였다. 마치 승용세단을 타는 느낌.

실내는 뉴 S클래스에 비해 화려하지 않지만 세련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자동변속기의 모양과 위치. ML350은 센터 콘솔 대신 스티어링 휠에 다이렉트 셀렉트 변속 레버를 설치했다. 뉴 S클래스와 똑같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익숙해지자 더 편리했다.

시동을 걸자 소음이나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3498cc 신형 V6 가솔린 엔진은 2.5톤 가까운 차체를 움직이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최고 출력이 272마력에 달하고 최대 토크는 35.7㎏·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8.4초만에 도달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슬쩍 밟으면 차체가 움찔하면서 치고 나가는게 벤츠 느낌 그대로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묵직한 배기음을 내며 급하게 달려나갔다. SUV라기보다 고급 세단의 주행성능이다.

큰 덩치에 비해 놀랄만큼 빠르게 속도가 붙지만 속도감이 쉽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특히 상시 4륜구동을 채택해 코너에서도 날카로운 핸들링을 보였다.

7단 자동변속기인 7G-트로닉스를 채택해 엔진의 출력을 최대로 뽑아낼 수 있게 했다. 다단 변속기 덕분에 변속도 무척 부드러웠다. 변속 시점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 또 소음과 연비도 기존 모델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 모델은 프레임 방식으로 만들어 오프로드에 적합했지만 ML350은 승용차에 주로 쓰이는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했다. ML350의 가장 큰 특징이다. 덕분에 승차감은 다소 딱딱했지만 시속 170km 정도의 속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고속 주행을 염두에 둔 차체 방식으로 보인다.

ML350은 안전에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대표적인 기능이 '프리 세이프(PRE-SAFE)'. 사고 위험시 탑승자의 좌석 벨트를 팽팽하게 당겨주거나 선루프를 닫아주고, 탑승자의 좌석 위치를 에어백이 팽창하기 가장 좋은 최적의 상태로 맞춰주는 사전 안전시스템이라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후방 충돌이 감지되는 즉시 헤드레스트가 30~40mm씩 앞과 위로 이동해 승객의 머리를 보호해주는 '넥-프로 헤드레스트' 기능도 적용됐다.

에어매틱 서스펜션 시스템인 '에어매틱'도 재미있다. 웅덩이가 파여있거나 굴곡이 심한 오프로드를 달릴 때 공기압을 이용, 차체를 최대 5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급한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으며 서서히 내려가는 DSR 기능도 유용할 듯.

국내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9380만원.

김용관기자 kyk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