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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암벽 등반

오우정 2009. 12. 28. 12:53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암벽 등반

 


 

레인지로버 스포츠의 암벽 등반

랜드로버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이미지는 아직까지는 탐험, 험로 주행, 정통 오프로더 등이다. 흔히들 말하는 ‘길이라도 간다. 아니라도 간다.’라는 말을 할 때 가장 먼저 떠 올리는 브랜드가 랜드로버다. 세계적으로 많은 오프로더들이 있지만 여전히 한길만을 가는 유일한 메이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만큼 랜드로버사의 시승회는 항상 뭔가 새로운 장면이 기대된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스테이지를 만들어 돌파하는 이벤트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 프랑스와 스페인 일대에서의 시승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첫날 모래 언덕을 타고 넘거나 바위길을 통과하는 퍼포먼스를 아무런 생각없이 참가한 기자들에게 하도록 했던 랜드로버가 이튿날에는 암벽등반 시범 주행을 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경사가 45도에 달하는 약 100 미터 남짓의 암벽을 레인지로버 스포츠로 직접 타고 오르는 것이었다. 물론 전문 드라이버의 시험 주행에 그쳐 아쉽기는 했지만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도였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드라이버의 익살스런 멘트로 분위기는 아주 부드러웠지만 그곳에 모인 60여명의 관객들은 내심 기대반 걱정반의 눈초리를 보냈다. 특히 모터사이클로 등반을 시도한 흔적으로 미끄러워 보이는 바위를 보고는 내심 반신반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그런 관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1/4 정도 올라가서는 로프를 연결하고 주행했다.
내려올 때는 더욱 더 위험해 보였다. 사람들도 등산할 때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더 힘들고 위험하다. 하물며 중량이 많이 나가는 자동차가 미끄러지지 않고 내려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예의 HDC(Hill Descent Contole)만으로 마찰력을 유지하며 내려왔다. 이럴 경우는 완전히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더 위험할 수가 있다. 지켜보는 사람들의 박수가 계속 이어졌다. 함성도 들린다.
또한 그것을 기술적인 놀라움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일상을 벗어난 자연과의 호흡이라는 차원에서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것 그 사실을 만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얘기이다.
필자는 가능하면 현장감을 살릴 수 있는 사진을 위해 다양한 각도로 촬영을 해 보았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했다. 45도의 각도 표현이 안되고 밋밋하게 보여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이벤트에 참가한 랜드로버 엔지니어와 드라이버들로부터 풍겨지는 인간미였다. 기계를 다루는 사람들이지만 위트가 넘쳐 났다. 기계라는 것도 결국은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행위는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그들의 여유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참고자료
Terrain Response

정통 오프로더 메이커답게 험로 주파성에 대해서는 특별인 이견을 달 필요가 없겠지만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를 통해 첫 선을 보였던 새로운 개념의 4WD 활용 시스템을 레인지로버 스포츠에도 채용했다. 터레인 리스폰스(Terrain Reponse)로 명명된 이 시스템은 정통 오프로더 랜드로버가 제시한 현존하는 모든 AWD, 4WD를 능가하는 전지전능형 주파성능과 온로드 조종안정성, 쾌적성을 겸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엔진을 비롯해 트랜스미션, 전자제어 센터&리어 디퍼렌셜, ABS, 트랙션컨트롤(TCS), 다이나믹 자세안정제어(DSC), 내리막길제어(HDC).를 통합제어한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운전자는 센터 콘솔 앞쪽에 있는 다이얼 모양의 스위치로 노면 상황에 따라 다섯가지 모드 중 선택만 하면 된다. 다섯가지 모드는 ①일반주행, ②초지/자갈길/눈길, ③늪지 ④모래 ⑤암반로 등이다. 이 시스템의 작동 상황은 내비게이션 모니터에 바퀴의 방향과 서스펜션의 작동 상황, 디퍼렌셜 록 상황등이 동시에 표시된다.

랜드로버는 이번 시승회에서 이 모든 상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체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참가자 대부분 이런 주행은 처음 참가했는지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도 그럴것이 차의 전장보다 긴 ,경사가 40도는 족히 되어 보이는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갈 때 앞에는 하늘밖에 보이지 않다가 다시 아래로 내리꽂는 코스는 아찔할 법도 하다. 촬영을 위해 몇 대의 차를 따라가 보았는데 대부분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 HDC기능이 있기 때문에 밟지 않아도 된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옆자리에 보조 드라이버가 타고 있지만 오른발이 무의식중에 브레이크 페달로 가는 것이다.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두 바퀴가 지면에 닿지 않는 상황, 돌들로만 구성된 험로, 물이 고인 진흙탕 길과 풀숲 등등 어떠한 상황에서도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말 그대로 전능한 주파력을 과시했다. 필자에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면의 마찰력이 별로 없는 부스러진 흙으로 된 경사로를 거침없이 주파하는 것이었다. 네바퀴 굴림방식에게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앞뒤 짧은 오버행은 물론이고 큰 램프(Ramp;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각으로 인해 어지간한 둔턱은 하체가 닿지 않고 통과할 수 있다는 것도 정통 오프로더의 장점이다.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또한 최대 70cm의 수심을 주파할 수 있다고 한다. 오프로드 주행에 이제는 전문가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가 되었다고 하는 표현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