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자동차 주유구

오우정 2010. 5. 7. 10:08
주유구가 다 똑같지 뭐 이야기할게 있겠느냐고 하겠지만 천만의 말씀.

주유구에도 많은 디자인과 첨단기술이 들어갑니다.
일단 위치를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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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S타입

차의 오른쪽(운전자 시선 기준)에 둥그스름한 주유구 커버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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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시빅(3세대)

이 시빅은 차의 왼쪽에 주유구가 있군요.

주유소를 가보면 알겠지만 차에 따라, 브랜드에 따라 주유구가 오른쪽에 있기도 하고
왼쪽에 있기도 합니다. 우선 우리나라 브랜드를 보면, GM대우의 차는 오른쪽에 주유구가,
현대와 기아, 르노삼성의 차들은 왼쪽에 주유구가 있습니다. GM대우는 초기에 오펠의
도움을 받았고 현대나 기아는 일본 미쯔비시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거죠.

전통적으로 주유구는 배기 머플러의 반대쪽에 만듭니다. 고온인 머플러에 의한
화재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럼 머플러는 어느 쪽이냐.. 머플러는 보행자의
반대쪽에 만듭니다.
영국과 영국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자동차가 좌측통행을 합니다.
중앙선의 왼쪽으로 달리는거죠. 그러다보니 보행자의 반대쪽인 우측에 머플러가 있고
주유구는 왼쪽
에 있는거죠. 한가지 더, 비상주유를 해야 하는 경우 주유구가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쪽에 있어야 주유시 사람을 반대차선이나 옆차로부터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영국이 일본, 일본회사의 영향을 받은 현대 등의 차들은 왼쪽에 주유구가 있는
것이죠. 영국이 우측통행을 하는 이유를 덧붙이자면, 자동차 이전의 마차시절의 관습 때문입니다. 오른손으로 채찍질을 하는 마부로부터 동승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부는 오른쪽에 앉았고
운전석이 오른쪽이니 당연히 승객은 왼쪽에서 타게되는 우측통행을 하는겁니다.

독일같은 다른 나라들이 반대인 이유는 스티어링 핸들 조작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기어조작을 위한 스틱을 오른손으로 하기위해 운전석을 왼쪽으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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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사실 이제 이런 전통적 유래들은 의미가 없습니다. 머플러도 듀얼인데다가 브랜드마다
제각각인 경우도 많습니다. 영국의 재규어도 이제 수출을 의식해서 오른쪽에 주유구가
있고 기아자동차의 모닝은 주유구가 왼쪽에, 소렌토는 오른쪽에 있기도 합니다.

이제 주유구의 모양을 살펴보죠.
초기에는 수동이었죠. 손가락을 넣어 커버를 열기위한 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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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주유구 버튼'이라는게 생겼습니다. 자동이 된거죠.
이런 형태의 수동 주유커버는 쉽게 열 수 있어 주차된 차의 기름을 훔쳐가는 일도 빈번했기
때문에 주유구에 대한 도난방지장치도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매끈한 형태의 주유구는 운전석에서 열어주어야 주유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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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KR 의 운전석. 좌측하단의 주유기 표시가 주유구 버튼.


재규어 XKR을 포함한 컨버터블, 소위 지붕이 열리는 오픈카들은 오픈상태로
주차하면 쉽게 이 버튼을 눌러 주유구를 열고 기름을 빼갈 수 있겠죠.
때문에 컨버터블 차량들은 주유구에 도난방지 장치가 부착
되어 있습니다.
푸조의 307CC 같은 경우는 주유구에 키를 꽂아야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다소 불편한 방식이긴 합니다.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 컨버터블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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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푸조205의 주유구마개

다른 차들은 약간 다른 방식입니다. 차에서 키가 빠져있거나 도어가 잠겨있는 등 '
주차상태'이면 주유구가 자동으로 잠기는 방식
입니다. 시동이 걸려있거나
문이 열려있는 등 운전자가 있다고 판단되는 상태여야 주유구가 열리는거죠.

문근영씨가 광고에서 주유구버튼이 없나보다라던 MINI 쿠퍼S는 없는게 맞습니다.
평상시에 열려있고 차가 주행중이거나 문을 잠그면 주유구도 자동으로 잠깁니다.
다른때는 손으로 돌려 열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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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쿠퍼S 의 주유구

미니도 그렇지만 이 동그란 획일적인 주유구가 자동차 익스테리어의 포인트로
활용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차종이 아우디 TT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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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 TT 2008

있는듯없는듯 있던 주유구를 크롬처리해서 포인트로 활용한 디자인입니다.
물론 이런 주유구 커버는 TT 외에도 많은 차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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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는 최근 출시된 R8 의 커버도 같은 형식으로 처리하여 주유구 커버만으로도
'아우디스러움'을 느끼는 디자인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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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TT 처럼 미쯔비시의 이클립스도 커버에 이름을 새겨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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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 베이론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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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포인트. 튀는 일종의 악세사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품위나 위엄있는 이미지를
연출해야하는 중대형 세단들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로 스포츠카나
슈퍼카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젊고 신선한, 세련된 감각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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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투스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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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 리벤톤

오히려 이런 형태의 크롬을 활용한 주유구 포인트는 올드모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매끈하게 만들어 자동으로 열고받게 주유구 버튼을 만들수 없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경주에 사용되었던 차들은 빠른 시간에 연료를 보충하기위해 큼직하게 만들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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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의 주유구.

예전 차들은 커버가 따로 있다기보다는 마개형태의 가스 캡(Gas cap)이 많았죠.
이 캡에 회사의 로고 등을 새겨넣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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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년형 콜벳

이런 오래된 캡들은 외국에서는 콜렉션을 위한 수집품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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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로고타입을 새긴 재규어의 개스캡

크롬캡은 애프터마켓 제품들도 많이 나와있어 드레스업 차원에서 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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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쿠프에 장착한 Sparco의 크롬캡

좀 더 개성있는 차를 만들기위한 표현이죠.

주요한 디자인포인트로도 사용되는 주유구가 마케팅에 빠질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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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와 BP의 마케팅

영국의 BP는 자사의 제품, 기름광고를 위해 포드 차량의 주유캡에 일종의 광고문구를
넣었습니다. 포드는 BP제품을 추천한다라는거죠. 우리나라는 주유소에서 주유원이 알아서
넣어주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지만 운전자가 직접 넣는 셀프주유가 일반화되어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자연스러운 홍보수단으로 활용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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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는 '혼유'로 낭패를 보는 분들이 계신데 랜드로버의 RRS
디젤은 혼유방지장치가 부착
되어 있습니다. 디젤과 휘발유의 주유노즐 길이와 굵기가
다른 것을 주유구가 탐지하여 가늘고 긴 휘발유 노즐이 들어오면 주유구를 닫아버립니다. 현재는 영국 본토의 모델에만 장착되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아자동차광고에서 자동차의 각 부분을 담당하는 연구원들이 나오던데
주유구만 연구하는 연구원이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디자인의 일부분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역시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도 많은 연구와 아이디어가
투입되어야 보다 훌륭한 차가 나오는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전기차가 많아지면 콘센트 커버로 바뀌겠다는 생각도 해보며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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