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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바로 걸러 마시는 휴대장치 개발

오우정 2010. 3. 22. 09:37

바닷물 바로 걸러 마시는 휴대장치 개발

포스텍 강관형 교수 연구팀, 염분·불순물 제거 성공

경향신문 | 포항 | 백승목 기자 |

바닷물의 염분과 불순물을 즉석에서 걸러내 마실 수 있게 하는 휴대용 장치가 개발됐다. 포스텍은 강관형 교수와 박사과정생 고성희씨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한종윤 교수연구팀과 공동으로 휴대 가능한 소형 해수담수화 장치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강 교수팀이 개발한 것은 소금·가성소다 생산에 활용되는 '교환막 주변의 이온농도 분극현상'을 이용해 바닷물에서 전하를 띤 염분과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장치다.

이 기술은 '이온교환막'의 힘에 의해 전하를 띤 모든 물질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바닷물에서 담수를 분리해낸다. 이온교환막이란 양이온과 음이온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는 막이다.

이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아져 물 1ℓ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전력이 일반 라디오를 켰을 때보다 적고, 최근 개발 중인 태양열 전지로도 가동할 수 있다. 담수화 장치의 크기도 4×5㎜로 매우 작다. 실용화할 수 있는 이 기기의 크기도 일반 컴퓨터 본체 수준에 불과해 휴대용 해수담수화 장치 개발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해수담수화 장치는 공장규모의 설비에다 별도의 제반시설을 갖춰야 해 물부족 국가나 재난지역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강 교수팀의 실험 결과 새 해수담수 장치를 이용하면 수소이온 농도(ph)가 7.0~7.5로 나타났다. 염분농도도 극소량이어서 세계보건기구의 음용수 기준값 이하이고 세균 등 미세입자도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생산물량은 다소 적지만 소비전력이 적고 휴대가 간편해 재난지역 구제용이나 군사용으로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팀의 연구성과는 세계적 나노기술의 권위지인 '네이처 테크놀로지' 온라인판에 21일자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