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먹는’ 벤츠… E350·S500, 바퀴 절반 깊이 침수지역에서 시동 꺼져
판매사 “사용설명서에 25㎝ 잠기면 통과못한다 알려”
국내차는 대부분 허리 높이…구입 전 미리 체크해야
경향신문 | 전병역 기자 |
빗길에 강하다는 네바퀴 굴림 방식의 '벤츠 E350 4매틱'을 몰던 서모씨(47·사업가)는 지난해 7월14일 경기 안산의 상록수역 근처에서 우회전을 하다가 호우로 물이 차오른 도로와 마주쳤다. 미리 알 수도 없었고 멈추거나 후진할 상황도 아니어서 다른 차들처럼 전진하던 중 갑자기 차의 시동이 꺼졌다.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를 불러 급한 불은 껐다.
차량 점검을 맡은 벤츠 딜러인 한성자동차 측은 "엔진에 물이 들어간 것 같다"며 서울의 서비스센터로 보내야 한다고 했다. 엔진을 교체하면 약 60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했다. 결국 서씨는 1억2000만원에 계약한 차의 2년간 리스료 7000만원과 폐차에 따른 위약금 600만원까지 물어내고 전손처리(폐차)했다고 밝혔다.
서씨는 "운전 경력 20년에 국산차를 타면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25㎝면 타이어 절반 정도 높이도 안되는데 벤츠는 비오는 날 운전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따졌다. 그는 "주차 상태에서 침수된 것도 아니고 물웅덩이에 처박은 것도 아니라 주행 중 다른 차가 모두 통과하는 정도의 침수 지역을 지나다 생긴 일"이라고 항의했다.
딜러 측은 "사용설명서에 25㎝ 이상 물이 고인 지역은 통과할 수 없다고 분명히 적혀 있어 차량 결함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E350뿐만 아니라 벤츠의 최고급 차종인 S클래스도 같은 날 비슷한 사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정보자료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는 140㎜ 안팎의 호우가 내렸다.
한 S500 운전자는 네이버의 벤츠 동호회 카페에 경험담을 올렸다. 2억7000만원짜리 벤츠 S500을 운전한 그는 서씨의 사고 날과 같은 지난해 7월14일 오후 7시30분쯤 운전 중 물에 잠긴 도로를 만났다. 그렇게 깊지 않고 바퀴의 절반 정도 잠기는 수준이었다고 당시 사진까지 남겼다.
앞에 경차인 GM대우의 마티즈는 이상 없이 가고 있어 자신도 의심치 않고 뒤따라 우회전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그냥 시동이 꺼져버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용설명서에 25㎝ 지침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불리할 소지가 크다"면서도 "차를 팔기 전에 적극 알렸는지도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씨는 "차를 팔 때 벤츠의 장점만 설명했지 이런 치명적 문제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벤츠가 구조적으로 취약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공기흡입구가 낮게 달린 차량은 물이 고인 곳을 지나다 고장날 확률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박용성 박사는 "직접 흡기구가 잠기지 않더라도 물이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면 엔진이 망가지기 일쑤"라며 "물 먹은 엔진은 못 쓰게 되고 중고차 값도 형편없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차량 모델별로 흡입구의 높이나 위치, 뒤쪽 배기구의 높이를 알아둬야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경우 공기흡입구가 라디에이터 그릴 뒤의 위쪽에 있어 지상에서 78㎝쯤 높이가 된다"고 밝혔다.
기아차 카니발은 왼쪽 펜더(바퀴 덮는 철판) 쪽의 지상 약 95㎝ 위치에 공기흡입구가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폭우 지역을 감안해 설계 과정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재설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MW 측은 5시리즈와 7시리즈는 라디에이터 그릴 뒤 전면의 각각 75㎝, 83㎝ 높이에 흡기구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공기흡입구뿐만 아니라 배기구로도 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멈출 경우 배기구로 들어올 수도 있어 정지하지 않고 통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는 "대부분 차의 흡입구는 허리쯤의 상당히 높은 곳에 두는 편"이라며 "배기구로 들어오는 물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실험해본 결과 쏘나타의 경우 20~30㎝ 수심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벤츠의 25㎝ 기준은 일반적인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제조사들은 설계를 강화하고 지침을 소비자에게 분명히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운전 경력 20년에 국산차를 타면서도 이런 일은 없었다"며 "25㎝면 타이어 절반 정도 높이도 안되는데 벤츠는 비오는 날 운전을 하지 말라는 얘기냐"고 따졌다. 그는 "주차 상태에서 침수된 것도 아니고 물웅덩이에 처박은 것도 아니라 주행 중 다른 차가 모두 통과하는 정도의 침수 지역을 지나다 생긴 일"이라고 항의했다.
딜러 측은 "사용설명서에 25㎝ 이상 물이 고인 지역은 통과할 수 없다고 분명히 적혀 있어 차량 결함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E350뿐만 아니라 벤츠의 최고급 차종인 S클래스도 같은 날 비슷한 사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 정보자료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에는 140㎜ 안팎의 호우가 내렸다.
한 S500 운전자는 네이버의 벤츠 동호회 카페에 경험담을 올렸다. 2억7000만원짜리 벤츠 S500을 운전한 그는 서씨의 사고 날과 같은 지난해 7월14일 오후 7시30분쯤 운전 중 물에 잠긴 도로를 만났다. 그렇게 깊지 않고 바퀴의 절반 정도 잠기는 수준이었다고 당시 사진까지 남겼다.
앞에 경차인 GM대우의 마티즈는 이상 없이 가고 있어 자신도 의심치 않고 뒤따라 우회전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그냥 시동이 꺼져버렸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용설명서에 25㎝ 지침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불리할 소지가 크다"면서도 "차를 팔기 전에 적극 알렸는지도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씨는 "차를 팔 때 벤츠의 장점만 설명했지 이런 치명적 문제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다른 브랜드에 비해 벤츠가 구조적으로 취약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공기흡입구가 낮게 달린 차량은 물이 고인 곳을 지나다 고장날 확률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박용성 박사는 "직접 흡기구가 잠기지 않더라도 물이 순식간에 빨려들어가면 엔진이 망가지기 일쑤"라며 "물 먹은 엔진은 못 쓰게 되고 중고차 값도 형편없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차량 모델별로 흡입구의 높이나 위치, 뒤쪽 배기구의 높이를 알아둬야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경우 공기흡입구가 라디에이터 그릴 뒤의 위쪽에 있어 지상에서 78㎝쯤 높이가 된다"고 밝혔다.
기아차 카니발은 왼쪽 펜더(바퀴 덮는 철판) 쪽의 지상 약 95㎝ 위치에 공기흡입구가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폭우 지역을 감안해 설계 과정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재설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BMW 측은 5시리즈와 7시리즈는 라디에이터 그릴 뒤 전면의 각각 75㎝, 83㎝ 높이에 흡기구가 있다고 밝혔다. 또 공기흡입구뿐만 아니라 배기구로도 물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중간에 멈출 경우 배기구로 들어올 수도 있어 정지하지 않고 통과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는 "대부분 차의 흡입구는 허리쯤의 상당히 높은 곳에 두는 편"이라며 "배기구로 들어오는 물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실험해본 결과 쏘나타의 경우 20~30㎝ 수심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벤츠의 25㎝ 기준은 일반적인 수준은 아닌 것 같다"며 "제조사들은 설계를 강화하고 지침을 소비자에게 분명히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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