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중국여행

어머니의 기도 / 이덕순

오우정 2008. 1. 30. 12:07

 

 

 

 

 

어머니의 기도

           이덕순


선잠을 깨우며 꿈결인 듯 들려오는 소리

희미한 아침의 경계를 벗겨내는 햇살처럼

작은 풀잎에 받아 모은 이슬방울처럼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기도 소리

땀내 나는 옷깃을 여미며

오늘을 밝히고

내일을 예지하는

저항 할 수 없는 숭고한 기운으로

새벽을 깨운다.


정겨운 장독대 위에

부뚜막 위에 놓인

말간 정화수 아니어도

몸을 태워 빛을 내는 양초처럼

모성의 보호본능으로 자신을 다 태워

일평생을 부귀영화

마음의 소원이 기도문이다


고엽이 누운 텅빈 들판으로

국화향기 만발하여도

드리우는 산 그림자 위로

운무를 덮으며 떠내려 올 기도소리

영원의 시간이 흘러도 끝나지 않을

내 어머니의 기도.


또 다시 계절 하나가

바람을 앞세워 걸어오는 동안

닦아도 닦아도

뚞뚝 떨어져 흘러내리는  

붉은 핏방울처럼

깊어가는 기도


새벽 기도를 마치고

사도신경을 외우며 구원 받은

가벼워진 발걸음이

새벽을 깨우며 길모퉁이 사라질때

내 어머니의 기도는

십자가 첨탑위에 걸려있다.

 

 

 

 

 

 

 




'해외여행 > 중국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님의 향기 / 이덕순  (0) 2008.02.01
무탈하게 귀국하길바란다  (0) 2008.01.31
[낭송시] 추억의 서울/ 詩 이덕순  (0) 2008.01.28
하얀 가시꽃  (0) 2008.01.23
중국 황룡  (0) 2007.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