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기도
이덕순
선잠을 깨우며 꿈결인 듯 들려오는 소리
희미한 아침의 경계를 벗겨내는 햇살처럼
작은 풀잎에 받아 모은 이슬방울처럼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기도 소리
땀내 나는 옷깃을 여미며
오늘을 밝히고
내일을 예지하는
저항 할 수 없는 숭고한 기운으로
새벽을 깨운다.
정겨운 장독대 위에
부뚜막 위에 놓인
말간 정화수 아니어도
몸을 태워 빛을 내는 양초처럼
모성의 보호본능으로 자신을 다 태워
일평생을 부귀영화
마음의 소원이 기도문이다
고엽이 누운 텅빈 들판으로
국화향기 만발하여도
드리우는 산 그림자 위로
운무를 덮으며 떠내려 올 기도소리
영원의 시간이 흘러도 끝나지 않을
내 어머니의 기도.
또 다시 계절 하나가
바람을 앞세워 걸어오는 동안
닦아도 닦아도
뚞뚝 떨어져 흘러내리는
붉은 핏방울처럼
깊어가는 기도
새벽 기도를 마치고
사도신경을 외우며 구원 받은
가벼워진 발걸음이
새벽을 깨우며 길모퉁이 사라질때
내 어머니의 기도는
십자가 첨탑위에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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