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잡동사니

度넘은 ‘음식 장난’… ‘不信’을 먹는 한국인

오우정 2012. 3. 22. 17:21

제과점에 넘겨진 폐기용 '부화중지 달걀', 미국에선 독극물로 분류된 빙초산으로 신맛을 낸 가오리, 인산염에 담가 무게를 늘린 오징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먹거리와 관련한 범죄 행위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처벌은 벌금형처럼 경미한 형에 그쳐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2일 병아리 부화에 실패해 폐기 처분해야 하는 부화중지란을 무려 15만여판(450만알)이나 제빵공장과 제과점 등에 납품해 수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로 계란 유통업자 김모(55)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에게 부화중지란을 빼돌려 판 정모(52)씨 등 부화장 업주 11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화중지란은 부패한 냄새가 나고 난황(노른자위)이 파괴되는 등 신선도가 매우 낮아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식용으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 부화장 업주 11명은 지난 1년간 부화장을 운영하면서 부화중지란을 폐기하지 않고 김씨 등 유통업자에게 헐값에 넘겨 47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어 김씨는 이렇게 넘겨받은 부화중지란에 액란화(계란을 깨 흰자와 노른자를 구분해 모으는 것) 작업을 한 뒤 제빵공장에 납품해 1억1000여만원을 챙겼고, 또 다른 유통업자 이모(여·50)씨 역시 부화중지란을 중간 도매상에게 팔아 1억9000여만원을 챙겼다.

권모(33)씨 등 중간 도매상 7명은 이씨에게 넘겨받은 부화중지란을 갈비집과 김밥집, 제과점 등 소매점 20여곳에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팔아 6800만원의 부당 이득을 얻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제빵공장과 제과점, 음식점 등에 부화중지란을 납품할 때 유통기한이 임박한 계란이라고 속여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해 소매업주들을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남해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무게를 부풀리기 위해 화공약품인 인산염에 오징어를 담가 시중에 2133t을 유통시킨 수산물 가공업자 정모(35)씨와 빙초산에 담가 신맛을 낸 가오리를 자연 발효한 것처럼 속여 188t을 팔아 치운 지모(48)씨 등 2명을 입건했다.

유민환기자 yoogiza@munhwa.com

'뉴스&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가지 원칙  (0) 2012.04.12
2011년 놀라운 사건들  (0) 2012.04.12
지난 겨울에  (0) 2012.03.21
전원주택을 지을려면  (0) 2012.02.23
암극복 '새 희망'  (0) 2012.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