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축제소개

선풍기 아줌마` 부작용에도 왜 성형 계속했나

오우정 2010. 2. 15. 11:10

선풍기 아줌마` 부작용에도 왜 성형 계속했나

이대 대학원 한혜경씨 석사 논문서 규명

"자신감 위해 주사…경쟁 압박감 피하려 계속"

파라핀과 콩기름을 주입해 얼굴이 일반인의 서너 배로 부푼 '선풍기 아줌마' 한혜경(48)씨.

환청 때문에 계속 주사를 놓았다는 사연이 2004년 TV방송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탓에 예뻐지려는 욕망이 비극을 부른 대표적인 사례로 세인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그러나, 한씨를 장기간 면담한 한 여자 대학원생은 무리한 시술이 지나친 허영심이나 정신이상 때문이 아니었다는 반론을 폈다.

성공을 갈망하는 가수로서 자신감을 되찾고 경쟁의 압박감을 피하려는 평범한 욕구가 성형을 반복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는 것.
이번 달 이화여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는 전보경(27.여성학과)씨는 한씨를 20여 차례 만나 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의 학위 논문 '몸-자아 테크놀로지로서의 미용성형에 대한 계보학적 담론 연구'를 최근 발표했다.

14일 논문에 따르면 한씨는 1980년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수 활동을 시작할 무렵 내성적인 성격 탓에 무대 경쟁에서 도태될까 봐 '자아(自我)를 강하게 하려고' 성형 시술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국의 단속에도 불법 성형이 흔했던 때였고, 당시 한씨가 속한 무명 연예인 집단은 형편상 비싼 성형외과를 찾는 것을 극히 꺼렸다고 했다.

성공하고자 일본 진출에 매달린 한씨에게 불법 시술은 그 시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고 논문은 전했다.

한씨는 턱과 이마 성형에 성공하자 '인생 전반에 큰 성취감을 느껴' 얼굴 곳곳에 주사 시술을 계속했다.

부업으로 성형 기술을 배우자 자신이 직접 주사기를 들었다.

부작용이 생겨도 시술을 되풀이한 이유를 묻자 "예뻐지려는 것이 아니고 기(氣)가 세지고 정신적으로 남보다 앞서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성형하면 다른 여가수들보다 뒤처진다는 스트레스가 해소됐다"고 털어놨다.

한씨의 결정을 이끈 것은 외모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자긍심에 대한 갈망이었던 셈이다.

전씨는 "제정신이 아니라는 편견과 달리 한씨는 인터뷰에서 조리 있게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며 "그는 기술로 몸을 바꿔 자존심을 강화한다는 일반적 성형의 원칙을 극단적으로 실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씨 사례를 허영심과 비(非)이성의 문제로 부각하는 시각은 결국 미용 산업이 원하는 성형을 자극적으로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

논문으로 이런 관점의 허구성과 의도성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2008년 8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서울 강북구 한씨 자택을 찾아 TV시청 등 일상생활을 함께 하며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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