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축제소개

[스크랩] 광우병에 대한 제 글 하나...

오우정 2008. 4. 29. 14:43

요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해서 광우병의 위험 때문에 다시 시끄러운데...

몇년 전에 제가 어느 웹진의 청탁을 받고 썼던 글 하나를 첨부합니다.  당시에도 광우병의 위험 뿐 아니라 조류 독감이 국내외에서 널리 퍼져서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지요...  (요즘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인 듯해서, 철지난 글이긴 하지만 참고 삼아 올립니다....  지금은 겨울도 아닌데 조류 독감도 다시 창궐하는군요...)

 

광우병에 대해 더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 정체가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래 글에서도 제가 언급한 프리온의 (인간)광우병 발병설이 이젠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듯하지만, 정확한 발병 매커니즘은 아직도 잘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기존 생물학의 상식을 뒤엎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 등이 있을리가 없고, 치료제를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아니 앞으로도 그런 게 나올 가능성이라도 있을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지요...

 

예방법(?)이라고는 그저 '쇠고기를 조심하자'(특히 위험물질 부위...) 정도이니 대중들이 위험과 공포를 느끼는 건 당연합니다.  최근 네티즌 사이의 여론의 일부는 약간 지나친 감도 없지는 않지만, 이 또한 정부의 책임이 큽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글 마지막에서 강조했듯이) 모든 자료와 데이터 등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길인데, 아직도 솔직하지 못하고 그저 감추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많으니...  (미국 정부와 그쪽 축산업자들이 더 문제겠지만, 자기네들에게 불리한 사실들은 숨기고 있는 엉큼한 작자들 말만 믿고 빗장 다 열어준 우리 정부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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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이 살아있는 생물체가 아니라, 프리온(Prion)이라 불리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즉 프리온은 다른 병원체와는 달리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성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매우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인간의 탐욕, 국가의 비밀주의, 그리고 광우병의 공포  (2003. 12)

 

                                                                          -  By 헤르메스 - 



광우병으로 인하여 나라 안팎이 온통 소란스럽다. 얼마 전에 국내에서 닭, 오리 등에 급속히 감염, 전파된 조류독감의 충격이 채 수습되기도 전에, 미국산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큰 충격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적지 않게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바야흐로 각종 수인(獸人) 공통성 전염병이 창궐하는 마당에,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소가 미친다는 의미로 광우병(狂牛病; Mad cow disease)이라 널리 불리는 이 증상의 학술적인 병명은 소해면상뇌증(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이다. 소의 뇌신경 조직을 침범하여 뇌가 스폰지 모양으로 변하면서 기능을 상실하고,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이다.

이 병은 무서운 증상뿐만 아니라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 역시 매우 독특하고 기묘하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채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것들도 많다. 일반적으로 사람이나 동물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은 미생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이보다 더 큰 기생충에 감염되어 병이 생기는 경우도 있겠으나, 아무튼 이 경우 역시 '살아 있는 생물'이 병을 전파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감기, 독감을 비롯하여,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염병들은 거의 예외 없이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의 매우 작은 미생물이 숙주들간에 전파하고 지속적으로 자기복제를 하는 과정에서 전염된다.

그런데 광우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바이러스나 세균과 같이 살아있는 생물체가 아니라, 프리온(Prion)이라 불리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즉 프리온은 다른 병원체와는 달리 유전자를 지니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성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은 매우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프리온이라는 명칭 자체도 단백질(Protein)과 바이러스 입자(Virion)의 합성어로서,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라는 뜻이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인간 광우병이라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ariant Creutzfeldt-Jakop disease; VCJD) 역시 프리온 단백질이 병을 일으키며 광우병과 증상이 매우 비슷할 뿐만 아니라, 소의 광우병과 발생 시기, 지역 등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를 섭취함으로써 발생하였을 것이라는 설이 매우 유력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소의 광우병 발병 역시 잘 알려진 대로 고기와 뼈가 섞인 사료를 소에게 먹임으로써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사료를 절약하기 위하여 '소에게 소를 먹이는' 어처구니없는 탐욕이 무서운 신종 병을 낳았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구나 소는 초식동물이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도 도가 지나쳤던 셈이다.

광우병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깊이 생각해야 할 고민거리를 던져 주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도 자주 나오듯이, 동물의 조직이 들어있는 사료를 써서는 안되며 가축들로 하여금 그들 본래의 자연식을 먹게 해야 한다든가, 병든 동물의 뇌, 척수, 내장 등의 단백 조직이 인간의 식품이나 화장품, 의약품 등에 섞이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든가 하는 일들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볼만한 일들도 있다.

첫째는 위험성이 큰 사안들에 대한 정부와 과학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대중들의 신뢰 문제이다. 광우병이 처음 발생한 곳이자 최대 피해국이었던 영국에서는, 광우병 공포가 번지기 시작하던 지난 1990년에 농업장관과 4살 난 그의 딸이 함께 쇠고기를 넣은 햄버거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전국에 방영함으로써 영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시민들의 지나친 불안이나 심리적인 동요를 막고 축산농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였겠지만, 몇 년 이후 영국에서 광우병으로 인한 인적, 물질적 손실은 엄청난 규모로 불어나기에 이르렀다.

그 후 영국 정부와 과학자문위원회가 광우병에 관한 대응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뼈아픈 교훈으로서 정부와 과학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상실을 거론하면서, 비밀주의와 온정주의가 모두를 망쳤다고 지적한 바 있다. 언론과 대중에게 지나친 공포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여 광우병에 관한 정보 공개를 꺼렸으나, 결과적으로 공개적인 토론 등을 통하여 광우병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채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운 꼴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정부에 의한 정보 차단과 은폐는 [브레이크 아웃]과 같은 SF 재난영화에서도 나온 바 있지만, 국민들이 우려와 의혹을 가지는 사안들에 대하여 '무조건 안전하고 걱정 없다'는 식의 주장을 남발하는 우리 정부당국 역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세계화가 진행되고 각종 식품과 물자들이 수시로 국경을 넘나드는 오늘날, 수인감염(獸人感染) 전염병에 대한 보다 철저하고 근본적인 예방책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의 조류 독감과 광우병뿐만 아니라, 동물로부터 감염되는 병원체는 이미 150가지를 넘는다. 이들 중에는 종(種)을 뛰어 넘으면서 더욱 무섭고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성질이 변하기도 하고, 동물에게는 괜찮다가도 사람에게는 치명적이 되는 질병들도 많다. 침팬지로부터 유래된 에이즈(AIDS)가 그 대표적인 예이며, 에이즈보다 훨씬 더 무섭고 치사율이 높은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광우병 사태는 식품의 세계화에 대비한 숙제와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한 새로운 화두를 던져 주었다고도 하겠다.

출처 : 해외유랑
글쓴이 : 헤르메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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