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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30대 창업, 10명 중 9명은 망했다

오우정 2013. 8. 14. 09:26

20대30대  창업, 10명 중 9명은 망했다

■ 대한민국 창업지도 명암 살펴보니…
전자상거래업 창업 최다 5년사이 무려 5배 급증 과당경쟁탓 부실도 1위
창업연령 '43562법칙' 40·30대가 76% 차지
한국일보 | 이대혁기자 | 입력 2013.08.14 03:35 | 수정 2013.08.

윤모(28)씨는 2009년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 평소 의류에 관심이 많고 옷 잘 입기로 소문난 덕에 창업 초기엔 지인들이 자주 방문해 옷을 사면서 월급쟁이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1년이 채 안돼 비슷한 쇼핑몰이 급격히 늘면서 수입이 급감했다. 1년 남짓 만에 바닥을 경험한 윤씨는 결국 사업을 접었고, 이후 지금까지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창업하고, 가장 많은 부실이 발생한 업종은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상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업자 연령대를 기준으로 한 부실기업 가운데 사회경험이나 직장경력이 일천한 20대가 창업한 업체가 10곳 중 9곳이나 됐다.

13일 신용보증기금이 신용보증취급 및 부실이 발생한 기업을 분석해 발표한 '창업기업 업종 특성 및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8~2012년 창업기업 중 가장 크게 증가한 업종은 전자상거래다. 창업기업은 생긴 지 5년 이하인 업체를 뜻한다.

전자상거래 업종 창업은 2008년 612개에서 해마다 증가(2009년 1,027→2010년 1,903→2011년 2,616개→2012년 2,836개)해 5년 새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창업 2위 업종인 일반화물자동차운송업(2008년 1,918개→2012년 2,320개)과 비교하면 전자상거래 업종의 무서운 증가세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상거래 업종은 부실도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까지 5년간(누적) 부실발생 상위 업종 중 전자상거래는 738개로 2위인 차량용주유소운영업(599개)을 크게 웃돌았다.

전자상거래 업종이 창업은 물론이고 부실도 많은 건 적은 초기 투자비용, 무점포ㆍ무종업원 등으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양날의 칼로 작용하는 탓이다.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로 인한 과당경쟁 심화로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는 얘기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3,625개였던 전자상거래 업체는 2011년 6,815개로 급증했으나, 같은 기간 업체 평균영업이익은 8,90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5년간 성별 창업은 남성(81.5%)이 여성(18.5%)을 압도했다. 남성은 일반화물자동차운송 창업이 가장 많았고 전자상거래가 뒤를 이은 반면, 여성은 전자상거래가 1위, 셔츠 및 기타의복소매업, 차량용주유소운영업 순이었다.

창업자 연령은 '43562'(40대-30대-50대-60대-20대 순을 의미) 법칙이 5년간 불변했다. 지난해 신보가 취급한 창업기업 보증 창업 중 40대와 30대는 각각 4만3,112건과 2만9,268건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특히 창업자가 어릴수록 부실 위험은 높아졌다. 전체 부실기업 가운데 최근 5년 내 창업한 기업의 비중은 39.1%였으나, 20대가 창업한 기업은 93.3%가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30대가 창업한 기업도 부실비중이 73.3%에 달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신보 조사연구부 관계자는 "20~30대 창업기업의 부실이 높은 점을 감안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확보하고 업계에 대한 사전 조사와 관련 업종 근무경험을 토대로 신중히 창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