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백숙이 푸르스름할까? 보통 백숙을 머리 속에 그려보면, 노릇한 살코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경상북도 청송에 가면, 푸르스름한 백숙을 맛볼 수 있다. 이 곳 백숙이 푸르스름한 까닭은 백숙을 삶는 물이 ‘달기약수’이기 때문이다. 달기약수 이야기는 조선말기 한양에서 금부도사를 지냈던 청송사람 권성하가 낙향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산으로 둘러싸인 청송 주민들이 먹을 물이 부족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권성하가 동네사람들을 모아 수로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날 바위틈에서 ‘꼬록꼬록’ 소리를 내며 솟아나는 물을 발견 한 것. 그 물을 마셔보니, 알싸한 맛이 느껴지고 속이 편안해졌다. 이 후 물이 솟아나는 소리가 꼭 닭 우는 소리처럼 들린다하여, ‘달계약수’라 이름 붙였는데 세대를 거듭하면서 ‘달계약수’가 ‘달기약수’로 바뀌었다고. 달기약수는 철분이 함유된 약수로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나며, 위장병, 신경통 빈혈 등에 특히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 달기약수로 푹 고아 낸 백숙은 철분 성분 때문에 푸르스름한 빛을 띠게 되고 닭고기의 담백한 맛과 약수의 쌉쌀한 맛이 더해져 입맛을 살려 주는데 제격이다. |